지겨울 정도로 유난히도 덥던 올 여름도 물러가고, 어김없이 우리 곁을 찾아온 가을
봄부터 심고 가꾸었던 작물들이 가을이 되니 결실을 맺는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란 말이 실감이 나는 요즈음이다.
10월은 촌부에게는 은근히 시간을 재촉하는 것 같다.
그동안 가꾸었던 작물들을 하나 둘 거두어 들여야 한다.
올해는 평년보다 첫서리가 보름 정도 빨리 오는 바람에 일손이 더 바뻐지는 듯 하다.
참깨와 고구마를 거두어 들인 후 이어지는 땅콩 수확
땅콩잎이 조금씩 누렇게 색이 변해가며 보이지 않는 땅속의 땅콩알이 익어감을 알려준다.
삽으로 땅콩을 파니 잘 익은 땅콩들이 햇빛을 만난다. 금년엔 땅콩이 잘 달린 것 같다.
땅콩 한 알에서 땅콩이 줄줄이 달려 나오는 모습을 보며 자연의 신비에 다시 한번 감탄한다.
땅콩 줄기와 뿌리에서 땅콩알을 거두는 촌부의 마음은 흐뭇하기만 한다.
땅콩알을 하나하나 따는 일은 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땅콩알을 다 딴 줄기는 다음해 자랄 작물을 위해 자신을 바쳐 밑거름이 될 것이다.
거두어들인 땅콩을 채반에 담아 건조시키고 있다.
올해에는 대추가 정말 많이 달렸다.
대추나무 한 그루에서 기대보다 훨씬 많은 대추를 땄다.
거두어들인 대추의 반 정도는 말려 두고두고 차로 달여 먹으려 한다.
반 정도는 대추효소를 담그고 대추술도 담구었다.
내년 가을에는 대추청 차와 대추주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동네 어르신이 돌배 한상자(10kg) 주셨다. 덕분에 돌배주와 돌배효소를 담았다.
첫서리를 맞아 들깨잎이 얼었다 녹는 바람에 예정보다 일찍 들깨를 거두어 들였다.
정자를 차지한 들깨, 10여일 후 털면 얼마나 수확할까?
아랫집 지인이 산에서 따온 겨우살이 한무더기를 주었다. 고마운 마음으로 잘 말려 다려 먹어야지.
항암, 관절염, 당뇨병 등에 좋은 겨우살이는 예로부터 독일 등의 유럽에서는 민간요법의 약재로 사용되어 암과 고혈압 등의 질환에 쓰였고, 한의학에서도 치통, 동맥경화, 부인과 증상, 동상 등을 치료하는 데 사용됐다고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겨우살이에 관해 '성질이 평하고 맛은 쓰고 달며 독이 없다. 힘, 뼈, 혈맥, 피부를 튼튼하게 하고, 수염과 눈썹을 자라게 한다. 요통·옹종(큰 종기)과 쇠붙이에 다친 것을 낫게 한다. 임신 중 하혈을 멎게 하는 효과도 있고, 태아를 편안하게 한다. 산후병과 봉루(고름이 생기는 병)를 낫게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겨우살이가 만병통치 약인가?
봄부터 비닐과 제초매트에 가려 햇빛을 보지 못했던 땅
제초매트와 비닐을 벗겨내어 땅도 햇빛도 쬐고 숨도 마음놓고 쉴 수 있게 했다.
맨땅이 들어난 밭에는 고춧대가 쌓여있다. 어느 정도 말린 후 태워야 할텐데------
어제(18일) 서울에 일이 있어 올라갔다가 강변북로에서 바라다 본 잠실 방향
서울 하늘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참 드문 일인 것 같다. 서울 하늘의 가을 축제??????
봄에 로타리 치고 비닐 씌우고 파종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들이 자연과 함께 자라, 그들을 거두어들여야 할 계절이다.
가을은 촌부의 마음을 참 풍요롭게 하는 것 같다. 또 감사의 마음을 지니게 하는 것 같다.
작년 가을 이후 일년만에 만나는 결실을 보며 하느님의 보살핌에 감사의 기도를 드리게 된다.
주위위 자연이 날마다 다르게 노랗게 또는 붉게 변해가고 있다.
성질 급한 녀석들은 벌써 겨울 준비에 들어가 자신의 분신인 잎과의 작별의식을 치루고 있다.
점점 더 가지의 앙상함이 드러나는 나무들의 모습에서 월동을 준비해야 함을 깨우치기도 한다.
아마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들도 나름대로 충분한 가을걷이를 했을 것이다.
익어가는 가을
이해인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가 익어가네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도 익어가네
익어가는 날들은
행복하여라
말이 필요없는
고요한 기도
가을엔
너도나도
익어서
사랑이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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