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밤이다.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절로 입에서 맴도는 가을을 보내기 아쉬워 하는 날 밤이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


요사이 아침이면 집주변이 하얀 서리로 덮힌다.

별안간 찾아온 겨울이 집주위의 나뭇잎을 제 생명도 다 하기 전에 땅으로 돌려보낸다.


25일(목)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 밤의 강풍에 나뭇잎이 낙엽이 되어 쌓여있다.

집 주위의 낙엽이 된 단풍잎, 채 단풍이 들기도 전에 떨어진 잎들을 떠나보내기 아쉬워 기록을 남겨보았다.


잔디밭에 떨어져 있는 단풍잎이 계절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바람에 사방으로 흩어진 단풍잎이 정원 전체를 장식하고 있다.

 


지금의 모습이 그대로 계속 있었으면 하는 마음-------

 


모닥불놀이장 주변에는 벚꽃나무 잎이 분위기를 돋구고 있다.

 


탁자와 의자 위에는 낙엽이란 손님이 주인의 허락도 없이 자리를 잡고 있다.

 


아직까지도 나무와 이별 인사를 나누지 못한 잎들은 무슨 사연과 미련이 남았을까?

 


단풍나무 밑의 다정한 학 한쌍도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잔디밭을 덮은 낙엽이 10월의 마지막이 가까워 옴을 예술로 표현하는 듯 하다.

 


붉은 단풍잎, 노란 단풍잎, 벌레가 먹은 잎, 아직도 초록빛을 잃지 않은 잎들이 모여 멋진 그림을 그려낸다.

 


바위 위에 자리를 잡은 단풍잎

 


색색의 단풍잎들이 모여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

 


홍천 목석이네 집의 무르 익었던 가을도 막을 내릴 때가 가까워 온다.

 


낙엽 세상에서 우뚝 솟아나온(?) 바위

 


토요일. 이젠 단풍나무에 마지막 잎새가 남을 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올해의 가을도 이렇게 우리 곁을 떠나가는가 보다.

 


주말에 찾아온 큰딸네. 낙엽놀이 후 잔디 밭의 낙엽들을 모아 손수레에 담고 있다.

 


손자, 손녀의 즐거워 하는 모습이 가는 가을 속에서 마냥 익어간다.

 



10월의 마지막 날 밤에 가는 가을이 아쉬워 찍어놓은 사진을 정리해 보았다.

올 한해도 벌써 가을을 마감하고 겨울을 준비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아름다운 단풍이 좀 더 우리 곁에 남아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세월의 흐름 앞에 그 어느 누구도 순응해야 하는 자연의 법칙

가을은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계절인 것 같다.



오세영 시인의 "낙엽"


이제는 더 이상

느낌표도 물음표도 없다

찍어야 할

마침표 하나


다함없는 진실의

아낌없이 바쳐 쓴 한 줄의 시가

드디어 마침표를 기다리듯

나무는 지금 까마득히 높은 존재의 벼랑에

서 있다


최선을 다 하고

고개 숙여 기다리는 자의 빈 손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빛과 향으로

이제는 신(神)이 채워야 할 그의 공간


생애를 바쳐 피워올린

꽃과 잎을 버리고 나무는

마침내

하늘을 향해 선다


여백을 둔 채

긴 문장의 마지막 단어에 찍는

피어리어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셨던 오세영 시인의 글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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