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처가집 식구들이 모여 김장을 함께 하기로 했다.

11월 2일(금)부터 4일(일)까지 2박 3일의 가족행사로 이루어진다.

겨우내 먹을 양식을 준비하는 의미도 있지만 모처럼 모여 함께 한다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지도 모른다.

2박 3일의 김장축제(?)를 위해 미리 준비를 마치고 손님을 맞아야 한다.


10월 31일(수) 배추를 절일 통들을 깨끗이 세척하여 물기를 빼고 건조시켰다.



요사이 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 무가 얼까봐 저녁에 비닐을 덮고 아침에 걷고 한다.

며칠간 저녁, 아침으로 비닐을 덮고 걷는 일도 힘들지는 않지만 꾀가 난다.

11월 1일(목) 밤에 기온이 많이 떨어진다고 해서 오후에 무를 거두어 들였다.

작은 씨앗이 자라 잘 생긴 무를 수확할 때마다 자연의 신비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게 된다.

 


거두어들인 무를 잔디밭에 쌓아 놓고 덮개를 덮어 보관했다.

 


무청은 잘 다듬어 거꾸로 매달아 놓았다. 내년에 시래기를 먹거리로 활용할 것이다.

 


8월에 배추 모종을 심을 때 가뭄이 심해 죽은 모종들을 2차례나 보식을 하는 바람에

우리 밭의 배추들이 속이 덜 차서 배추양이 모자랄 것 같은 예감

목요일 저녁에 아랫 동네에 가서 배추 30포기를 30,000원에 사 왔다.

 


금요일 오전에 아내와 어제 사온 30포기의 배추를 잘라 절이고 나니 손님들이 오기 시작

오후에 우리 밭의 배추를 거둬들였다.

 


처제 한 분이 조카 둘을 데리고 와 함께 배추 절이기 작업을 했다.

 


처형이 도착 총인원 6명이 밭의 쪽파와 갓을 거두어 다듬었다.

날이 저물어 마당에 전깃불을 밝히고 작업은 계속되었다.

저녁식사 후 4번 처제네 부부와 우리 막내딸 부부가 도착 총인원 10명이 되었다.


우리 딸네는 오자마자 잔디밭에 텐트를 치고 보금자리를 마련

김장축제 중에 야영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은 젊은이들의 특권(?)인 것 같다.


딸네가 오는 중에 단골횟집에서 사온 회로 김장축제 첫날 밤은 무르 익어가고

 


11월 3일(토)

아침식사 후 김장 속에 넣을 무를 채 썰고, 야채를 다듬고, 버무리고

남자들은 수돗가에서 절인 배추를 씻고, 본격적인 김장하기가 시작되었다.


김장하는 날 빠지면 섭섭한 삶은 돼지고기와 굴과 배추쌈을

막걸리 한잔과 더불어 함께 하니 힘들었던 어깨의 근육에 피로가 가시는 듯 하다.

 


여자분들은  데크에서 절인 배추에 속을 넣으며 이야기 꽃을 피운다.

 


토요일 오후 3번 처제네가 장모님을 모시고 왔다. 드디어 13명 총집합.

모두가 함께 한 덕분에 어둡기 전에 김장하기 완료.

집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저녁식사를 즐겼다.

 


저녁식사 후 노래방 마이크를 이용해 집안 노래자랑도 하고

2부 순서로 밖에 나와 모닥불놀이를 즐겼다.

금년에 회사에 연차까지 내며 김장축제에 처음 참가한 조카 둘

좀 힘들었지만 먹거리 놀거리가 좋았다며 내년 행사에 꼭 참가하겠단다.

 


배추잎을 살짝 염장해서 널어 놓았다. 내년도에 시원한 우거지국을 먹을 생각을 하니 군침이 돈다.



11월 4일(일) 아침식사 후 모든 가족이 각자의 집으로 출발

복잡하던 집이 별안간 조용해지니 썰렁한 느낌이 든다.

일요일 하루 내내 김장을 하느라 사용했던 그릇과 도구들을 건조시켜 정리하니 해가 서산으로 넘어간다.


11월 7일(수) 밭에 남은 쪽파를 모두 거두어 들였다.

파김치도 담그고, 두고두고 먹을 것도 다듬어 냉장고에 보관하고

올 한해 밭에서 자라던 작물 중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쪽파를 거두고 나니 "농사. 끝!"

 


내일부터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

마늘 심을 밭을 로타리를 치고 이랑을 만들고--------.  내년 농사의 시작이다.

 


비닐 씌우고, 제초 매트 깔고, 구멍 뚫고, 마늘 종자(570개)를 심었다.

내년에 마늘 5접 이상은 생산할 수 있을 것 같다. 



11월 말에 겨울철 혹한에 마늘 종자가 얼을까 걱정이 되어

정미소에서 왕겨 2포를 사다가 덮어주었다.





2018년 홍촌 촌부의 마지막 행사라고 할 수 있는 김장하기가 끝났다.

모처럼 홍천을 찾은 처가집 식구들과의 즐거웠던 시간이 못내 아쉽다.

일년동안 힘은 좀 들었지만 많은 식구들이 모여 함께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는 기쁨도 크다.

매해 염장과장(?)이란 칭호 아래 참석했던 막내 동서가 회사일로 참석치 못해 좀 아쉬웠다.


올해 참깨가 잘 자라 수확량이 많았다.

토요일에 참깨 10kg을 방아간에 가서 참기를을 짜 왔다. 작은 양이지만 참기름 한병씩을 나눠드릴 수 있었다.

김장김치와 더불어 무, 쪽파 등도 조금씩은 나눠드릴 여유가 있어 좋았다.


올 한해가 가기 전에 주로 인천에 사는 처가집 식구들을 보러 가야겠다.

식구들이 주로 홍천으로 모이다 보니 인천에 가 본 지도 몇 년 지난 것 같다.


내년에도 11월 첫주에 김장을 함께 하기로 약속을 했다.

내년에는 좀 더 많은 농작물을 나눌 수 있도록 열심히(?) 농사를 지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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