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6일(월)
고창 개갑 장터 순교성지에서 20여분을 달려 도착한 영광 순교자 기념 성당은 영광군 영광읍에 있다.
영광 성당은 영광 출신 이화백과 양반 오씨(성명 미상)가 신유박해 때 영광에서 순교한 것을 기리고자 2010년 순교자 기념 성당으로 지정되었다.
한국천주교회 설립 초기부터 유항검 등이 영광 지역에 복음을 전하여 이화백, 오씨, 이우집, 이종집, 남조이, 최일안 등이 신앙생활을 하던 가운데 1801년 신유박해가 일어났다. 이 박해로 이화백과 오씨는 영광에서, 이우집과 최일안은 전주에서 처형됐으며, 이종집과 남조이가 황해도 문화와 은율로 각각 귀양을 가고, 강완숙의 딸 홍순희는 영광으로 유배를 왔다. 그 뒤 영광 뜸밭 출신 김치명이 1867년 공주에서 교수되고 영광 신어실에서 거주했던 유문보(바오로)는 1872년 나주에서 옥사하였다.
영광 성당은 2014년에 순교자 기념문과 순교자 상을 세웠으며, 2017년에는 순교자 기념 전시관을 경내에 건립해 순교자들의 거룩한 정신을기리고 있다.
순교자 가념문은 영광 순교 성지의 상징으로 네 개의 칼 모양의 기둥은 영광의 순교자 4인(이화백, 복산리 오씨, 김치명, 유문보)을 의미한다. 네 개의 기둥이 서 있는 모습은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배의 돛과 죽은 자를 슬퍼하고 기리는 만장의 이미지로 순교를 말한다. 가로보의 가운데 올려져 있는 칼 형태의 십자 순교자상은 조선시대 죄인의 목에 씌우는 칼과 십자가를 조합한 형상으로 영광 순교자들을 상징한다.
순교자 조형물에는 ‘핏빛 사랑으로’ 라는 이해인 수녀님의 영광 순교자들에게 바치는 순교시가 새겨져 있다.
십자가의 길
이화백과 오씨가 참수된 순교터는 성당 정문 앞 석장승이 있는곳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핏빛 사랑으로 이해인
작은 풀잎들도
순교자들의 눈물을 기억하는
거룩한 이 땅에서
새로운 그리움으로
님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남도의 바람처럼 햇살처럼
우리를 축복하며 일상의 순교 영성으로 살아가다
오늘도 재촉한 고마운 님들이여
찬미 영광 받으소서
바다의 별로 떠오르는
영광의 순교자들이여
처절하게 목숨바쳐
신앙을 증거한 님들의
상사화 닮은 그 핏빛 사랑을
가볍게 말해버린 날들이
부끄럽습니다.
참회의 눈물속에 뜨거워진
하얀 기도로 마음 적시며
겸손되이 다짐합니다
님들처럼 우리도
죽음을 넘어서는
사랑의 승리자가 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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