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1일(토) - 서해랑길 4차 여행 (오늘의 걸음 수 - 29,944보)
오늘 수도권이 미세먼지가 '나쁨'으로 예고되어 있다.
푸른 하늘을 보러 동해로 갈까? 아니면 예정대로 서해랑길로 갈까? 망설이다가 서해쪽으로 결정!
집에서 이른 아침을 먹고 중앙보훈병원역에서 08:23 발 지하철 9호선을 타고 가양역에서 하차, 8000번 좌석버스를 타고 대명항으로 갔다. 11:00경에 서해랑길 99코스 역방향 출발!!!!
4차선도로 대명항로를 횡단하여 2차선 도로를 따라간다. 주말이라 강화도 방향으로 달리는 차들이 제법 많다.
이차선도로를 벗어나 산길로 들어서자 경기도 둘레길 이정표가 갈 길을 알려준다.
지난 주와 달리 오늘은 기온이 제법 높아졌다. 겨울옷을 봄가을 옷으로 바꿔 입고 왔는데도 벌써 땀이 난다. 겉옷을 벗어 배낭에 집어넣고 물 한모금을 마신 후 승마산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
아직은 봄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산길에는 유사시를 대비한 참호가 주변을 더 썰렁하게 만든다.
승마산 하우스 OP를 올라가는 가파른 언덕길은 종종 발걸음을 멈추고 심호흡을 하게 한다.
유사시 적과 맞서야 하는 OP는 지금과 같은 평화로운 시기에는 시민들을 위한 전망대로 활용되는 것 같다. 주위의 나무들이 우거져 전망대라는 이름이 낯설기는 하지만----
경기둘레길 60코스와 함께 하는 서해랑길 99코스
임도(유시시엔 군사도로?)에도 타이어를 활용한 방어벽이 설치되어 있다.
승마산을 내려오면 공장지대를 지나게 된다.
대곶검단로 밑을 통과한 후 이어지는 서해랑길은 공단길과 산길을 번갈아 지나가게 된다. 먼저 이 길을 지나간 도보여행자들의 블로그를 보면 공단의 소음으로 편치 않았다고 했는데, 오늘은 주말이어서 소음없이 공단길을 걸을 수 있었다.
12:50 김포 대곶면 상마리 어탕국수에서 점심식사. 어탕국수(9,000원) 가격에 비해 만족도와 포만감 Very Good!!! 언제 다시 이곳을 지난다면 다시 와 매운탕 맛을 보고 싶다. 어탕국수의 가성비와 맛으로 볼 때 매운탕도 끝내줄 것 같다.
식사 후 마을길을 지나 다시 산으로 이어지는 서해랑길.
우사의 소들이 봄철 털갈이 때문인지 영 볼품이 없다. 봄철을 맞아 올 한해 농사를 준비하는 퇴비가 길가에 쌓여있다. 아마도 농부들은 지금부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 같다.
서해랑길 99코스 13.8km의 중간 지점. 가현산 입구-동물이동통로가 오늘의 목표지점이다.
수안산 자락 시민들의 건강 쉼터 옆 오르막길을 가쁜 숨을 내쉬며 올라가니 수안산 숲길이 시작된다.
문화재 발굴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곳은 덮개가 덮어져 있다. 어떤 문화재가 발굴될까 궁금해진다.
잘 다듬어진 임도를 따라가니 지난 2월에 수안산 산신제를 올린 제단이 나타난다.
수안산(해발 147m) 정상에는 수안정과 돌탑이 있다. 멀리 영종대교와 인천 청라지역 아파트도 희미하게 보인다. 날씨가 좋으면 멋진 전경이 펼쳐질 것 같다.
곳곳의 참호가 교통호로 이어져 있다. 수안산의 참호가 영원히 사용되지 않기를 기원해본다. 헬기장도 있다.
수안산을 내려가니 국궁장이 나타난다. 국궁장 옆을 통과하는 오솔길에 칸막이는 커녕 안전사고 예방 안내문조차 보이지 않는다. 국궁장 안으로 들어가도 통제하는 사람도 없고 사대에서는 계속 활을 쏘고 있다. 사진 한장 찍고 올라오는데 등짝이 섬뜩하다.
계속 이어지는 산을 넘어가니 수도권 제2 순환고속도로가 나타난다.
수도권 제2 순환고속도로 밑으로 통과해 대능리 마을을 지나 공단으로 들어선 서해랑길은 우리를 또 다시 산길로 인도한다. 오늘 몇번째 산길인가? 이제 서서히 산길이 원망스러워진다.
고압선 철탑을 지나 산을 하나 넘으니 다시 공단이 나타난다. 서해랑길 99코스는 여러 공단을 통과한다. 주중에 공장이 돌아가면 그 소음이 대단할 것 같다.
학운산 자락을 넘다보니 김포 신도시 아파트가 머리를 내밀고 있다.
임도에는 대형 트럭이 지나간 흔적이 남아있기도 하다. 아마 군 관계자들이 OP를 오가며 남긴 자국이 아닐까?
언제나 산속에 남아있는 이런 방어 시설이 사라질까? 남북의 화합이 곧 올 것 같지는 않은데----
오늘의 목표지점이 가까워진다. 힘을 내자! 화이팅!!!!!!!
산밑으로 김포시가 저멀리 인천시가 눈에 들어온다.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누운 나무들이 갈 길을 가로막아 선다.
봉수대로 위로 학운산과 필봉산을 잇는 동물 이동통로를 지나게 된다. 이곳을 통과하는 동안 나도 로드킬을 피해 안전통로를 지나는 하나의 동물이 된 기분이었다.
오늘의 마지막 길! 저 계단만 오르면 오늘 서해랑길 99코스 13.1km 완주다!
16:30 경에 99코스 시작점에 도착!
종점 아래에 있는 마트에서 시원한 커피를 한모금하며 오늘의 피로를 달랬다.
마트 에서 700여m 아래 대포리로 내려와 17:00에 81-1 버스를 타고 구래역으로 이동했다.
구래역에서 김포골드라인으로 김포공항으로 이동. 김포공항에서 9호선 급행을 타고 와 집에 18:40 경 도착
오늘은 공단과 산길을 번갈아 만나는 길이었다. 승마산, 수안산, 학운산 등 계속 나타나는 산길의 오르고 내리는 길들이 숨을 몰아쉬게 했다. 녹음이 우거진 계절에 왔으면 호흡하기가 훨씬 수월했을 것이다.
미세먼지로 파란 하늘을 보지 못한 아쉬움도 남지만,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땀을 꽤나 흘린 것 같다. 그동안 몸속에 쌓였던 노폐물이 싹 빠져나간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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