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3일(월)
아침에 눈을 뜨고 창밖을 보니 비는 그쳤지만 하늘은 온통 잿빛이다.
오늘은 우산 신세를 지지 않고 해파랑길을 걸을 수 있을 것 같다.
백암 LG생활연수원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출발하여(08:30) 망양정에 차를 주차시켰다.
망양정 주차장에서 콜택시를 타고 기성버스터미널(25코스 출발점)로 향했다. (택시비 29,000원)
비가 온 뒤 연막 소독을 하는 차량이 지나간다. 연막소독하는 모습 참으로 오래간만에 보았다.
태풍 타파로 인해 중심을 잃고 쓰러진 도로표지판이 간밤의 바람의 세기를 대변하는 것 같다.
태풍으로 쓰러진 수수, 벼를 바라보는 농부들의 마음이 안타까울 것이다.
누렇게 벼가 익어가는 들판 사이로 해파랑길이 이어져 있다.
산을 넘어가는 굽어진 도로의 반사경에 내 모습이 비쳐보인다.
하늘은 점차 개여가고 있다. 산길 옆 공터에서는 그물을 말리고 있다.
동물들의 이동을 위해 만들어 놓은(?) 터널
터널을 지나 산길을 내려가니 시원한 바다가 전개된다.
태풍 타파의 여파로 아직은 파도가 거세게 해안으로 몰려든다.
사동항은 갈매기들의 천국(?)
이어지는 해안길. 집채보다도 훨씬 큰 파도가 부서지며 내는 파도소리가 귀의 감각을 마비시키는 듯 하다.
또 다시 이어지는 산길을 넘으니 파란 하늘이 우리를 맞이한다.
모처럼 만나는 파란 하늘이 무척이나 반갑게 느껴진다.
아직은 바람이 제법 불어 머리카락을 제마음대로 흐뜨려 놓는다.
기성 망양 해수욕장을 알리는 조형물
철 지난 망양해수욕장
송림이 우거진 캠핑장 사이로 나아간다. 여름철에는 이곳이 피서객들로 붐볐을텐데-----
송림 사이로 바라다 보이는 동해 바다
망양정 옛터.
파도가 만들어 낸 거품들이 밀려와 모래사장을 덮고 있다.
기성면 해안가에 설치된 울진대게 조형물
조형물 옆 설명에 의하면 대게는 원래 울진이 원조란다.
교통이 불편하던 시절 대게를 잡아 영덕으로 싣고 가서 출하했기에 영덕대게가 더 유명해졌단다.
해안가 방파제와 시설물을 삼키듯이 밀려오는 파도
오늘같은 날은 감히 바다를 가까이 하기에는 엄두도 나지 않는다.
4차선 7번 국도상의 망양휴게소에서 잠시 쉬어간다.
그물을 건조시키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해변으로 이어지는 오산리 마을길
먹구름으로 덮여있는 오산항
가끔은 센 파도가 밀려와 바닷물을 뿌리기도 하는 다리 위로 용기(?)를 내어 나서보았다.
인증샷을 찍은 후 빠른 동작으로 다시 빠져나왔지만------. 용기가 아닌 객기인가?
오징어를 건조시키고 있는 모습. 맛있는 울진 오징어 사 드이소!!!!!!
하늘의 구름이 걷히며 파란 모습을 드러내니 바닷가의 모습이 더욱 아름다워진다.
한국수자원공단 동해생명자원센터
저 멀리 진복방파제가 눈에 들오오기 시작한다.
갈매기가 여유롭게 쉬고 있는 진복항
이어지는 해안가에는아직도 파도가 거세다.
거센 파도가 만들어내는 흰 포말은 이번 여행에서 동해바다가 보여주는 선물인가?
물개바위. 물개 한 마리가 바위 위에서 쉬고 있는 모습 같다.
촛대바위
태풍으로 주저 앉은 산포리 해안길
오전에 우리가 차를 타고 망양정으로 갈 때는 아무 이상도 없던 도로인데-----
울진군 관계자들이 나와 위험을 알리는 표지도 세워놓고 일방통행을 시키고 있다.
어느 펜션 앞에 이곳이 '산포리'임을 알리는 표지가 세워져 있다.
오전에 차를 세워둔 망양정에 도착!
나는 망양정 공원의 해파랑길을 따라가고 아내는 차를 몰고 가 만나기로 했다.
망양정 해맞이공원의 전망대
망양정을 만나기 위해서는 대나무숲길을 올라가야 한다.
원래 망양정(望洋亭)은 기성면 망양리 현종산 기슭에 있던 것을 1860년 지금의 위치로 이전하였다고 한다. 그후 허물어져 없어진 것을 1958년 중건하였으나 다시 심하게 낡아 2005년 완전 해체하고 새로 지었다고 한다.
망양정에서 내려다 본 동해바다
공원 안의 조각 작품들. 돌을 다듬어 만든 병풍이 인상적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건축양식을 도입한 조형물
돌을 깍아 만든 장승
공원을 돌아나오니 망양정 해맞이공원 정문이 나온다.
16:00경에 해파랑길 25코스의 종점이 있는 수산교에 도착
25코스 종점에서 인증샷
기성버스터미널에서 수산교까지의 해파랑길 25코스 23.3km 완주
다행히 비가 그쳐 어려움없이 끝낼 수 있었다. 구름 낀 지역이 많아 걷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덥지않아 좋았다.
태풍이 휩쓸고 간 뒤를 따라 걷는 기분.
엄청난 파도들이 만들어 내는 소리에 하루 종일 노출되다 보니, 파도소리도 이제는 무감각해졌다.
청각은 무뎌졌으나, 파도들이 해안으로 몰려들며 만들어 내는 포말이 눈을 즐겁게 한 것 같다.
간혹 보이는 태풍에 쓰러진 농작물. 추수를 앞 둔 농부들의 쓰라린 마음에 동감한다.
백암LG연수원에 17:00 경에 귀환.
우연하게 오늘 하루 일정이 겹친 처형네 부부와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서울 근처에서는 서로 만날 일이 별로 없더니, 먼 이곳에서 마주하니 무척 반가웠다.
오늘 하루 먼 거리를 걸은 덕분인지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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