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46코스에서 생긴 일


자작도 해변에서 오늘의 목적지인 삼포해변(해파랑길 46코스 종점)까지 약 1km 남짓 남았다

자작도를 가까이에서 제대로 찍고 싶은 욕심에 자작도선사길에서 벗어나 바닷가로 나아갔다.

오후가 되면서 강해진 바닷바람으로 앞으로 전진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위 사진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자작도쪽으로 접근하려 했던 것이 과욕이었나?

해안가 바위를 걸어가다가 순간적으로 몸의 균형을 잃고 넘어지고 말았다.

온 몸으로 전해지는 충격으로 한동안 꼼짝도 못하고 자빠져 있었다.

꽤 시간이 지나서야 몸을 조금씩 움직일 수 있었다.

넘어지면서 왼손으로 바위를 짚었는데 체중을 이기지 못해 손목 근처 골절이 일어났다.

왼쪽 다리와 엉덩이에서도 통증이 온다.

모자는 강풍에 어디로 날아갔는지 보이지 않고, 겨우 몸을 일으켜 자작도선사길로 나왔다.


길로 나와서야 왼쪽 바지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꺼내 앞서 가던아내에게 SOS!!!!!!


해양경찰의 도움으로 콜택시를 불러 타고 차를 주차시킨 곳까지 가서

짐을 풀고 가벼운 신으로 갈아신고 속초시내의 바른정형외과를 찾아갔다.

아내가 침착하게 이것저것 알아보고 챙긴 덕분에 빨리 병원으로 갈 수 있었다.

사고 이 후 나는 다친 왼손을 오른손으로 받쳐들고 가능한 한 움직임을 억제했다.


바른정형외과에서 X-ray 사진을 본 의사는 뼈가 일부 부서져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한다.

팔목을 강제로 잡아당겨 골절 부분을 대강 맞춘 후 임시로 팔걸이를 해 주었다.

강릉아산병원으로 안내하며 소견서를 써 주었다.


강릉 아산병원 응급실에서 X-ray 사진을 다시 찍고, 골절부분을 맞춘 후 가기브스를 했다.

의사들이 보기에는 내가 응급환자로 보이지 않는가 보다.

급한 내 마음과 달리 여유(?)가 넘치는 의료진의 모습과 긴 대기시간이 야속하기만 했다.

다행히 속초시내 정형외과에서 진통제 주사를 맞아 통증은 생각보다 적었던 것 같다.


다음 주 월요일에 담당 교수를 만나 수술날짜를 잡아야 한단다.

일단 아내가 야간 운전을 해서 홍천으로 돌아왔다.


강릉아산병원에서 가기브스를 하고 대기 중




3월 4일(수) 15:30경 고성군 자작도해변에서 낙상 사고로 왼팔 골절

                  속초 바른 정형외과를 거쳐 강릉아산병원에서 가기브스

3월 9일(월) 오후 강릉아산병원 담당 교수 면접 후 수술일정 결정

3월 11일(수) 오후 강릉아산병원에 입원

3월 12일(목) 08:00 수술 (약 2시간 소요)

3월 15일(일) 퇴원

3월 17, 20, 23일  홍천 서울정형외과에서 수술부위 소독

3월 25일(수) 강릉아산병원 담당교수 면접 후 수술 실밥 빼고 통기브스

4월 8일(수) 진료 후 통기브스 제거.  수술시에 심어놓은 철심 하나 제거 후 간이 기브스

4월 29일(수) 외래진료 예정



아차 하는 순간의 실수가 이런 고통을 갖어올 지 감히 상상도 못했다.

70을 바라보는 나이에 제 나이 생각 안 하고 젊은이들 흉내를 내고 다닌 교만이 부른 화인가?

제 나이에 걸맞게 조심하고 객기를 부리지 말라는 하느님의 경고 처분!!

능파대에서 중심을 잃을 뻔 했을 때 하느님의 경고를 받아들여야 했을텐데-------


그래도 천만다행!

아무도 없는 갯바위에서 넘어져 골반이나 머리를 다쳤으면 정말 큰일 날 뻔하지 않았는가?

주님! 저의 교만을 일깨워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저로 인해 여러가지로 신경을 쓰고 뒷바라지를 하는 아내에게 미안하고 감사한다.


왼팔 하나 다쳤는데 모든 생활이 불편하고, 할 일도 못하고------

봄철 농사준비도 해야하는데------

이웃집 친구가 도와준다고는 하는데 걱정이 많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도 만만치 않다.

오른손 한쪽으로 타이핑을 하자니 시간이 꽤 많이 소비된다.


5월부터는 팔을 조금씩 움직일 수 있겠지!!!






덕분에(????) 난생 처음 병원에 입원을 해보았다.




왼쪽팔의 수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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