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3일(월) - 서해랑길 27차 여행 제 2일 차            

법성버스정류장에서 시작한 서해랑길 39코스는 우리가 머물고 있는 호텔을 지나 진성마을로 향한다.

 

진성마을 언덕에 자리한 '법성포 철비'

조선 철종 4년(1853년)에 세운 법선 진 홍대항 첨사(수군 첨절제사)위 철제 선정비다. 홍 첨사는 갑오 무과에 장원급제하여 철종 2년에 법성 첨사로 부임하였는데 2년여 재임기간 동안 선정을 베풀었단다. 이제까지 입석에 새겨진 선정비를 보아온 때문인지 철로 제작된 선정비가 좀 낯설게 느껴진다.

 

법성포 철비를 지나 마을을 벗어난 서해랑길은 법성진숲쟁이로 들어선다.

 

'숲쟁이’란 숲정이의 사투리로 마을이나 도시 근처에 특별한 목적으로 조성된 숲을 뜻한단다. 또한 ‘쟁이’란 재, 즉 성(城)을 의미하는 어휘로도 쓰여 ‘숲쟁이’는 숲으로 된 성을 말하기도 한다.  느티나무 사이로 이어진 데크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니 법성포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법성진성은 국방상 중요한 포구인 법성창을 방어하기 위해 조선 중종 9년 (1514) 인의산에 높이 4m, 둘레 약 1.5km 규모로 만들어진 석성이다. 성 아래쪽에 법성진성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법성사 담벼락의 벽화가 길게 이어져 있다.

 

법성은 불교의 전래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백제시대 불교가 처음 전해질 때 법성포구를 통해 들어왔다고 한다. 인도의 고승 마라난타 존자가 실크로드와 중국 동진을 거쳐 백제 침류왕 원년(384)에 해로를 통해 우리나라에 최초로 입국한 곳이 바로 법성포다. 법성포의 백제시대 지명은 아무포(阿無浦)였다. 이것은 마라난타가 아미타불 정토신앙을 전래한 포구라는 것에서 연유했으며, 그 후 성인이 성스러운 법을 전한 포구라는 뜻의 법성포(法聖浦)로 다시 바뀌게 된 것이라 한다.

 

백제불교최초도래지 안에 있는 탑원은 불탑과 감실형 불당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감실형 불당은 불상과 소탑을 봉안하는 감실이다.

 

 

백제불교최초도래지 간다라 유물관은 대승불교문화의 본 고장인 파키스 간다라의 2-5C 경의 불전도 부조 및 불상 등 진품유물이 전시되어 간다라 불교 문화예술의 특징요소를 살펴볼 수 있다, 유물관 건축양식도 간다라 건축 요소를 담아내고 있다

 

백제불교최초도래지에 있는 마라난타사는 스님이 거주하지 않는 곳으로 우리나라에 최초로 불교가 전래된 것을 기념하는 건물이다. 우리나라 전통양식의 건물과 간다라의 건축양식이 혼재되어 낯설은 느낌이다.

 

백제불교최초도래지를 나와 영광대교로 향한다.

 

대교를 넘어 백수해안도로에서 바라본 영광대교가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해안가 산책로를 따라가다 작은 포구를 지나 언덕 위로 오르니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전망대가 우리를 맞는다. 백수해안도로의 절경이 이어진다.

 

백수해안도로와 나란히 가는 해안산책로에 아름다운 전설이 깃들여져 있는  '노을종'이 있다. 경건한 마음으로 3번의 타종을 하며 마음의 평화를 기원해보았다. 노을의 종을 한번 치고 맥놀이를 들으면 웃을 일이 생기고, 두 번 치고 맥놀이를 만지면 사랑의 감정이 찾아들고,  세 번 치고 맥놀이를 느끼면 행복한 일이 생긴다고 한다.

 

아주 먼 옛날 도움소도에는 병든 어머니를 모시고 소금을 팔아 살아가는 젊은이가 있었다. 매일 무거운 소금가마를 지고 나가 팔다가 노을이 내릴 무렵에야 녹초가 되어 집으로 들아 오곤 했다.  그린데도 아픈 어머니 앞에서는 힘든 내색 한 번을 하지 않는 착한 아들이었다. 어머니는 그런 아들이 안쓰럽고 걱정 돼 매일 아들이 오가는 길목에 서서 아들을 기다렸다. 그 때마다 아들은 노을을 등에 지고 환하게 웃으며 돌아왔다.

비바람이 심한 어느 날, 아들은 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소금가마를 지고 길을 나섰다.  그러나 굵은 빗줄기에 소금은 모두 녹아버리고, 팔 것이 없어진 아들은 다른 방편으로 어머니의 약 값을 마련하느라 며칠을 더 바깥에서 머물게 되었다. 이 같은 상황을 알 길 없는 어머니는 아무리 기다려도 아들이 돌아오지 않자 급기야 찾아 나서기에 이른다. 하지만 얼마 못가 바위에 걸려 넘어지고, 어머니는 넘어진 그대로 돌처럼 딱딱하게 굳고 말았다.

며칠 후 아들은 약을 가득 담은 노란 함지박을 지게에 싣고 돌아오다 길가에 쓰러진 어머니를 발견하고 다급하게 뛰어갔다. 노란 함지박은 이미 뒷전이었다. “어머니, 제가 왔어요." 아들은 몇 날 며칠을 어머니 곁에서 구슬프게 울다 바람처럼 사라졌다.

이후 사람들은 해 질 녘이면 아들이 붉은 노을을 등에 지고 어머니 곁으로 온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어머니가 걸려 넘어진 바위를 궁굴 바위,어머니 바위를 할미여, 노란 함지박이 떨어진 자리에 생긴 바위를 노랑여라고 불렀다.

 

노을종을 지나 산책로를 따라가니 노을전시관이 나타난다. 전시관 앞마당에는 이곳 영광 출신 가수 조미미의 노래비가 세워져 있다. 조미미는 '바다가 육지라면'으로 유명한 1970년대 트로트 가수이다.

 

노을전시관 앞 바다에 대신등대가 멋진 풍광을 만들어내고 있다. 잠시 해안선을 따라 내려오니 영광 스카이워크가 멋진 모습을 뽐내고 있다. 

 

서해랑길은 구수산 등산로로 들어선다. 통행인이 별로 없어 잡초가 등산로를 차지하고 있다. 우린 해안도로를 따라 우회하기로 했다. 해안도로를 따라가던 중 언덕 위 전망이 좋은 카페에서 고구마 라떼와 망고 스무디로 목을 축이며 여유를 즐겼다.

 

오늘의 최종목적지인 백수해안도로 종점에 도착.

 

전남 영광의 과거 역사를 돌아본 하루였던 것 같다. 우리나라 최초의 불교도래지를 돌아본 것이 가장 머리에 남는다. 물론 백수해안도로의 멋진 풍광들도 좋았지만-----.

 

법성포의 숙소로 돌아와 하루를 마감했다.

2024년 9월 23일(월) - 서해랑길 27차 여행 제 2일 차               

전남 영광 법성포에서 아침을 맞았다. 창밖을 보니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다. 

호텔방에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길을 나서 고창군 구시포해수욕장에서 서해랑길 40코스를 역방향으로 Go!!!!

구시포노을오토캠핑장을 지난 서해랑길은 언덕을 넘어 고리포 해안가로 나아간다.

 

 

물이 빠져 갯벌이 드러난 고리포 방조제 길에는 어부들이 그물을 건조시키고 있다. 

 

방조제를 경계로 왼쪽엔 자룡천 습지가, 오른쪽에는 갯벌이 펼쳐져 있다.

 

곧게 뻗은 농로 주변으로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다. 농부들의 마음이 풍요롭게 익어가지 않을까?

 

홍농읍 진덕리 마을의 벽화를 감상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상삼경로당 앞 논의 벼가  추수기가 가까워 오는데 누워있다. 비바람을 이겨내지 못한 벼의 모습을 보는 농부들의 마음이 까맣게 타들어갈 것 같다.

 

서해랑길은 영광테마식물원 앞길을 지나 홍농읍으로 들어간다.

 

읍내를 빠져나와 다시 또 농로로 접어든다. 영광군농협건조저장센터를 지나 너른 들판으로 나아간다.

 

법성리 마을길을 지난 서해랑길은 법성포 입구로 이어진다.  법성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언덕을 지나 법성포 읍내로 들어선다.

 

갯벌을 가로지르는 굴비 모양의 인도교가 이곳이 영광굴비단지임을 알려준다.

 

법성버스정류장 옆에서 서해랑길 40코스를 마감한다.

 

 

전남 영광의 너른 평야를 가로지르며 누렇게 익어가는 벼들과 함께 한 서해랑길 40코스.

봄부터 땀과 정성을 다 한 농부들의 노력이 누렇게 익은 벼이삭으로 결실을 맺는 것 같다.

벼를 수확할 때까지 기상이변 없이 잘 지나가기를 기대해본다.

2024년 9월 22일(일) - 서해랑길 27차 여행 제 1일 차                       

지난 4월초에 서해랑길을 다녀 온 후 무더위 핑계로 멀리했던 서해랑길!

요사이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 모처럼 용기를 내어 3박 4일의 일정으로 서해랑길 27차 여행길에 올랐다. 

09:20경에 집을 나서 전남 고창군 심원면행정복지센터 앞에서 서해랑길 41코스를 역방향으로 출발했다.  마을길로 들어선 서해랑길은 곧바로 갯벌이 드러난 해안가 방조제길로 올라선다.

 

고창갯벌은 곰소만내에 위치하는 개방형 갯벌로 계절에 따른 퇴적물의 변화 폭이 커서, 갯벌의 외측부터 안쪽으로 갈수록 모래갯벌, 혼합갯벌, 펄갯벌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는 갯벌 퇴적 스펙트럼의 전형을 볼 수 있는 갯벌이란다.

퉁퉁마디, 칠면초 등 염생식물 22종이 서식하며, 바지락 전국 생산량의 40% 이상을 수확하는 만큼 주민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갯벌이다. 고창갯벌은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2016년 개관한 람사르 고창갯벌센터

 

방조제길을 따라가다 보면 람사르 습지, 새우 양식장, 염전 등이 줄지어 나타난다.

 

만돌은 만개의 굴뚝, 만개의 집이라는 뜻이란다. 만돌마을은 무려 6km로나 되는 갯벌을 보유하고 있다. 트랙터를 개조한 갯벌버스를 이용하여 갯벌체험을 할 수도 있다. 만돌마을은 바다와 섬, 바위가 어우러져 경관이 매우 아름답다.

 

만돌마을 해변가의 나즈막한 계명산(해발 29m)을 잘 다듬어진 데크길을 따라가면 만돌마을에서 운영하는 고창갯벌 체험장에 다다른다. 체험장 주변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여러가지 조형물과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다. 마침 트랙터 갯벌 버스를 타고 나갔던 체험객들이 전망대 아래로 돌아오고 있다. 전망대 앞 갯벌 저멀리에 외죽도가 보인다.

 

해안가 방조제 위 해송길로 이어지는 서해랑길은 전북 서해안권 국가지질공원로 향한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공원 주변으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쉼터가 자리하고 있다. 저녁노을이 물드는 만조 때 오면 서해바다의 멋진 모습을 즐길 수 있으련만------.

 

모진 세월의 풍파를 이겨낸 해송이 축대 사이로 뿌리를 박고 자라고 있다. 

 

이어지는 해송숲길을 지나 고창CC 앞 이차선 도로로 나오니 이 지역의 맛집들이 손님들을 안내하고 있다.

 

서해랑길은 동호교차로에서 동호해수욕장 방향으로 우회전 한다. 해리천과 갯벌 사이의 수문이 굳게 닫혀있다.

 

방조제길을 따라가니 동호항 주변에 다다른다. 갯벌의 물길에 낚시꾼들이 저녁거리를 장만하기 위해 낚시를 드리우고 있다.

 

물이 빠져 넓은 백사장과 갯벌이 드러나 있는 동호해수욕장 주변에 캠핑장, 물놀이장이 설치되어 있다.

 

동호해수욕장을 빠져나와 낙조해안길을 따라가다보면 노을바다 힐링센터가 눈에 들어온다. 센터 앞 바다엔 서해바다의 낙조를 즐길 수 있도록 갯벌에 축대를 쌓아놓았다.

 

고창 명사십리 해변은 서해안에서는 보기 드문 약 8.5km 거리의 직선형 해안이다. 말을 타고 해변을 달리는 이들이 바다와 어우러져 멋진 모습을 연출한다.

 

한국해상풍력 실증센터를 지나 오늘의 목적지점인 구시포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오후 4시가 넘은 해안가엔 마지막 여름 해변을 즐기는 이들과 갈매기가 한데 어울려 노니는 듯 하다.

 

서해랑길 41코스에는 여러 형태의 이정표가 나그네가 가야할 길을 안내하고 있다.

 

구시포해수욕장에서 전남 영광 법성포 숙소로 Go!!!!

법성포에 왔으니 이 지역의 대표 음식인 굴비정식을 아니 먹을 수 있나? 소맥과 함께 한 굴비정식이 나그네의 지친 몸을 달래준다.

 

가을을 맞아 여름 내내 쉬었던 서해랑길 여행을 다시 시작했다. 내년도 봄까지 서해랑길을 완주하려는데 계획대로 될지?

아내와 함께 하는 이번 여행도 무탈하게 계획대로 진행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드린다.

2024년 9월 7일(토)   

아내가 우연히 본 G여행사 패키지 여행에 함께 했다.   '대전별미맛기행' 이란 타이틀이 붙어있지만 우리는 월영산 출렁다리와 대청호 오백리길을 돌아보기 위해 참여 신청을 했다. 

07:30에 잠실에서 버스를 타고 충청도로 Go!!!!          

 

충남 금산군 제원면에 위치한 월영산 출렁다리는 월영산과 부엉산 사이를 잇는 높이 45m, 길이 275m, 폭 1.5m의 다리이다.  출렁다리 아래로는 금강 상류 물줄기가 흘러 산과 강이 조화된 아름다운 수변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월영산 출렁다리는 주탑이 없는 형태로 설계되어 출렁거림이 강하게 느껴질 수 있어 아찔함을 경험할 수 있다.

 

월영산 출렁다리 입구로부터 415계단을 올라가야 월영산 출렁다리를 만날 수 있다. 비온 뒤 습한 날에 계단을 올라가는 것이 만만치 않다. 중간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계단을 올라 멋진 모습의 월영산 출렁다리에 다다랐다.

 

다리가 길기 때문인지 유난히 출렁대는 다리 아래로 보이는 금강이 어질어질하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흔들림이 심해 건너가지 못할 것 같다. 맞은 편 부엉산 입구에 도달하니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부엉산 입구에 자리한 쉼터에서 주변 풍광을 즐겼다. 금강을 가로지르는 천내교 뒤로 천내리 마을이 평화롭게 펼쳐져 있다.

 

부슬비가 간간히 내려 서둘러 다시 월영산 출렁다리를 건너왔다. 

 

월영산 출렁다리 주차장에서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금산군 추부면의 하늘물빛공원.  

30여분 동안 산책로를 따라 풍광을 즐겼다. 넓은 면적의 정원은 사람의 손길을 좀 더 필요로 하는 느낌이다.

 

이곳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Greeting Man 조형물

서로를 이해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가장 인간적이며 기본적인 행위인  '인사'를 통해 인간, 자연, 그리고 세상이 소통되도록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바로 옆 장산저수지가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산책로에 싸리나무가 예쁜 꽃을 피웠다. 

 

하늘물빛정원에서 30여분 거리에 있는 대전시 동구 가오동의 식당으로 Go!!

 '대전별미맛기행'이란 타이틀에 걸맞게 민물장어 무한리필. 이번 여행에 함께한 처제네와 소맥과 함께 장어 구이를 마음껏 즐겼다.

 

장어 포식 후 오늘의 마지막 여행지인 대청호 오백리를 돌아보았다.  호수 주변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호수에 반영된 주변 풍광이 자연이 창조한 멋진 모습으로 가슴에 와 닿는다. 발걸음을 멈추고 눈으로 가슴으로 풍광을 담는다.

 

대청호오백리길은 대전(동구, 대덕구)과 충북(청원, 옥천, 보은)에 걸쳐 있는 약 220km의 도보길이며 대청호 주변 자연부락과 소하천, 등산길, 임도, 옛길 등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서울, 부산에서 대청호까지 거리가 약 오백리 정도가 되어 그 상징적 의미를 더하고 있다. 특히, 대청호를 중심으로 해발 200~300m의 야산과 수목들이 빙 둘러져 있어 경관이 아주 뛰어나며 구간마다 특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길들이 많다. 연인끼리 낭만을 즐길 수 있는 데이트 코스, 푸른 호수를 감상하며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사색 코스, 등산이 가능한 산행 코스, 농촌체험과 문화답사를 겸하여 걸을 수 있는 가족여행 코스, 자전거 드라이브 코스 등 보고, 느끼고,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테마가 펼쳐진 길이다. 이러한 자연경관을 인정받아 유엔해비타트(UN-HABITAT)가 수여하는 아시아도시경관상도 수상하였다. (Daum 백과에서)

 

오늘은 대청호 오백리길 4구간 호반낭만길(12.5km) 일부분을 잠시 돌아보았다. 기회가 되면 오백리길을 다시 찾아가 21개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는 220km를 돌아보고 싶다. 

 

오늘 귀한 시간 함께 한 처제와 동서에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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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28일(수)               

창을 통해 방안으로 들어온 아침 햇살에 눈을 뜨고 창밖을 보니 눈이 부시도록 파란 하늘이  나를 보고 미소를 던진다. 펜션 발코니에서 바라본 바다와 하늘이 온통 짙은 코발트색으로 멋진 풍광을 만들어 내고 있다.

오늘은 대이작도 남동쪽 끝의 계남부리에서 북서쪽 끝의 오형제바위까지를 종주하는 날이다. 큰마을에서 09:00에 차를 타고 계남부리로 이동하여 오늘의 트레킹을 시작한다.

 

계남정 앞 작은 포구 앞에 모인 일행은 가이드의 안내를 받고 기념촬영도 했다. 수령 300년이 넘는 팽나무가 넉넉한 그늘을  선사한다.  해안가 전망대 포토존에서 파도에 흩어지는 아침햇살을 배경으로 실루엣 사진을 찍고 계남부리의 아름다운 바닷가 모습을 눈에 담았다.

 

계남정 뒤로 가니 영화 '섬마을 선생님' 촬영지였던 계남분교 터가 남아있다. 1967년 대이작도 계남마을을 중심으로 촬영된 영화는 당시 크게 유행했던 이미자의 노래 '섬마을 선생'의 내용을 영화화한 것이다.

 

포구 옆 산으로 올라가는 길 일명 솔밭 해적길을 따라 오늘의 대이작도 종주 트레킹이 시작된다.  송림 사이로 간간히 서해바다를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간다. 간간히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이 이마에 흐르는 땀을 식혀준다.

 

해안산책길을 벗어나 이차선도로를 따라간다.

 

송이산 입구에서 두 팀으로 나눠 진행.  아내와 나는 등산을 포기하고 산 허리를 돌아가는 산책로를 택했다. 새로 만든 임도를 따라 가다보니 장골 아래 해변에 다다른다. 해변의 그늘에 앉아 등산팀이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휴식 후 장골마을길로 들어섰다. 옹진군 대이작도 해양생태관이 멋진 자태로 나타난다. 생태관은 주말(금-일)에만 개관을 해 건물 외관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장골마을을 지나 어제도 지나갔던 삼신할미약수터를 지나 장골고개에서 부아산으로 향한다.

 

대이작도 부아산 정상을 향해 천국의 문을 통과해 계단을 오른다.

 

구름다리를 통과하니 봉수대와 쉼터가 우리를 맞는다.  쉼터에서 바라본 서해바다로부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봉수대에서 부아산 전망대로 능선을 따라가는 길은 암석이 많은 험한 길이다.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때로는 네 발로 기어간다.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부아산 전망대에 오르니 바다 건너 자월도도 보이고 시원한 풍광이 전개된다. 대이작도와 소이작도 사이의 바다가 하트 모양으로 다가온다.

 

전망대로 갈 때는 보지 못했던 부아산 정상석이 하산할 때는 눈에 들어온다. 해발 162.8m 부아산 정상에서 주먹을 쥐고 화이팅을 외쳐본다.

 

봉수대까지 다시 내려와 오형제바위쪽으로 내려온다. 해안이 가까워지니 오형제바위로 향하는 데크길이 나타난다.

 

오형제바위를 둘러보고 해안산책로를 따라 큰마을로 향한다. 약 4시간에 걸친 대이작도 종주가 끝났다.

 

펜션에서 주인장이 차려주신 꽃게탕으로 맛있게 점심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했다. 오후 3시에 선착장 앞에 있는 대이작바다역여행자센터에 모여 여행을 마무리 하며 커피 한잔의 여유를 누렸다.

 

배를 기다리는 동안 선착장 주변의 조형물을 둘러보았다. 언제 이 섬에 다시 올 수 있을까?  석별의 아쉬움을 남기고 고속훼리를 타고 인천항으로 돌아왔다.

 

대이작도에서의 1박 2일 여행이 끝났다. 몇년 전부터 와보고 싶었던 곳. 소원을 하나 이룬 듯 한 기분이다.

인천 앞바다 무의도에서 태어난 때문인지 가끔은 섬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10월의 승봉도와 자월도 여행도 기대가 된다. 아내와 함께 멋진 추억을 남겨준 대이작도여 안녕!!!!!

 

대이작도 방문기념품(컵받침과 키링).     감사!!!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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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27일(화)         

재작년부터 가보고 싶었던 인천 앞바다 섬 여행.  올해 S여행사의   '옹진섬 도도하게 살아보기'  패키지 상품 광고 메시지를 보고 대이작도  1박 2일  여행길에 나섰다.

06:00 집을 나서 90분을 달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08:30에 출항하는 고속훼리에 몸을 싣고 바다로 나아간다. 인천대교를 지나 외해로 나오니 약간의 비바람이 불어 배가 살짝 흔들린다. 다행히 멀미를 할 정도는 아니었다.

자월도와 소이작도를 거쳐 09:50경에 대이작도에 도착했다. 부슬비가 내리는 대이작항 선착장에 마중나온 펜션 사장님께 짐을 부탁하고 바로 섬 트레킹에 나섰다.

 

잘 다듬어진 해안데크길을 따라가다 보면 흰색의 굴껍질이 쌓여있는 모래사장을 지나기도 한다. 오늘은 해안산책로인 '최고령 암석 갯티길'을 따라간다.

 

갯티길은 해안을 벗어나 산허리로 올라선다. 바다가 간간히 보이는 송림 속으로 이어진 갯티길은  상큼한 공기를 선사한다.

 

바다 조망권이 좋은 곳에 위치한 정자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다시 경사도가 제법 있는 산을 오르내린다. 비는 그쳤지만 습도가 높은 숲길을 헤쳐나가는 것이 만만치 않다.

 

바다가 조망되는 경사지에 자리잡은 펜션. 우리 일행 18명이 머물 3곳의 펜션 중 하나란다. 펜션을 지나 해안산책로를 따라가니 풀등전망대가 나온다. 지금은 밀물상태라 풀등이 바다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다. 하늘의 먹구름이 서서히 걷히고 있다.

 

풀등전망대를 지나 가파른 산길을 오르내린다.  숨이 가빠지고 온 몸에서 적색경보가 울리기 시작한다. 여름 내내 무더위 핑계로 운동을 소홀히 한 댓가를 치루는 것 같다. 바다가 훤히 보이는 언덕 위의 벤치가 우리에게 쉬어가라고 손짓을 한다.  이어지는 내리막길도 만만치 않다.  

 

 

작은 풀안 해수욕장에서 잠시 쉬고 장골 마을길로 들어선다.  아스팔트 포장길은 삼신할머니 약수터 앞을 지나 큰마을쪽으로 이어진다. 작은 풀안 해수욕장에서 산을 넘어 섬 반대편 해안가로 가는 길이다.

 

12:30분 경에 큰마을에 있는 은빛펜션에 도착하여 휴식 후 바지락칼국수로 점심식사를 했다.  펜션 안주인의 내준 칼국수와 반찬은 참 맛깔스러웠다.  맛있는 식사가 지친 몸에 새기운을 불어놓는 것 같다. 식사 후 에어컨이 있는 방에서 잠시 잠을 청하기도 했다. 15:00에 차를 타고 오전에 스쳐간 작은 풀안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작은 풀안 해수욕장  해안산책로를 따라가니  25억 1천만년의 우리나라 최고령 암석군이 나타난다.

 

풀등이 바라다 보이는 정자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힐링의 시간을 즐겼다.

 

16:00에 대이작도 선착장 옆 파일럿 부두로 가 풀등유람선을 타고  풀등 탐방에 나섰다.

 

썰물때만 나타나는 바다 위 신기루 풀등은 대이작도의 백미이다. 소이작도 근처까지 약 30만평의 거대한 모래벌판이 나타나면 마치 해신의 마술쇼를 보는 듯 하다. 풀치라고도 불리는 모래섬으로 하루 약 3시간씩 두 차례 썰물때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순식간에 사라지기에, 시간을 맞춰야만 볼 수 있는 곳이다. 풀등에서의 30분간의 자유시간은 한동안 내 머리에서 남아있을 것 같다.

 

풀등 탐방을 마치고 유람선을 타고 돌아 오는 길에 바다 위에서 본 대이작도의 풍광이 참 평화롭다.

 

유람선 선장님의 배려로 소이작도의 명물 손가락바위를 가까이 가서 볼 수 있었다.

 

유람선에서 하선 후 해안가 방파제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섬마을 선생님' 영화 장면을 둘러보았다.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저녁식사

광어회와 잡어 매운탕의 진한 맛이 입안을 즐겁게 한다. 마주 앉은 일행과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이야기로 대이작도에서의 밤을 맞았다.

오늘 오전 2시간 남짓 해안산책로를 트레킹 한 것이 꽤나 힘에 부쳤나보다. 편치 않은 이부자리였지만 일찍 잠자리에 누워 세상 모르고 잠을 잤다.  내일의 트레킹 완주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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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15일(목)                    

올 여름 꽤나 긴 기간 동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심각하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해가 있는 낮에는 외출을 꺼리게 된다. 말복도 지났으니 이제 더위가 좀 고개를 숙이려나?  8월말까지 불볕 더위는 계속된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그렇다고 집에만 콕 박혀 있을 수도 없고------

우연히 HND여행사의 보령 패키지 상품이 눈에 들어왔다. 그동안 스쳐 지나가기만 했던 상화원을 방문한다는 프로그램을 보고 얼른 참가 신청을 했다. (1인당 83,000원)

 

07:30 잠실 롯데월드 앞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충남 보령시 남포면 죽도로 향했다.

 

상화원은 죽도가 지닌 자연미를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진 한국식 전통정원으로, ‘조화를 숭상한다’라는 의미로 ‘상화원’이라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섬 전체가 하나의 정원으로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돌담과 회랑, 그리고 전통 한옥과 빌라 등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섬 전체를 둘러싼 2km 구간의 지붕형 ‘회랑’은 세계에서 가장 긴 것으로서 눈비가 와도 해변일주를 할 수 있게 조성되어 있으며, 새롭게 조성된 ‘석양정원’은 바다 가까이에서 바위에 부서지는 아름다운 물보라와 파도소리를 들으며, 상화원의 황홀한 석양을 감상할 수 있다. ( Daum 백과에서 따옴)

 

송림 사이로 보이는 서해바다를 보며 회랑을 따라가니 방문객센터가 나타난다.  구매한 입장권을 제시하니 음료수 한잔과 떡 한 조각을 준다. 쉼터에서 간식을 먹으며 땀을 식혔다.

 

수국이 활짝 핀 회랑 옆으로 숙박시설도 보인다. 죽림과 해송숲 사이에 있는 2층 구조의 빌라는 1박에 450,000원 정도란다.

 

회랑을 따라가다보면 '석양정원' 쪽으로 길이 갈라진다. 우리는 석양정원쪽으로 Go!!!

 

바닷가 바위 위에 반가사유상이 자리하고 있다. 해질 무렵에 이곳에서 석양을 마주하면 정말 멋진 모습일텐데-----.

천년의 미소를 머금은 반가사유상의 자비롭고 온화한 모습이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선사하는 것 같다.

 

따가운 햇볕을 받으며 회랑길로 해안선을 따라가는 것도 인내의 도를 닦는 기분이다. 간간히 나타나는 쉼터가 더위에 지친 나그네에게 잠시나마 땀을 식힐 여유를 제공한다.

 

송림 사이의 한옥마을에는 구암리 가옥 문간채, 낙안읍성 동헌 복원 한옥, 고창읍성 관청 복원 한옥 등이 자리하고 있다. 여러 곳의 한옥을 죽도로 옮겨 복원한 정성이 대단하다.

 

한옥 지붕 너머로 서해가 참 평화롭게 보인다. 송림과 한옥과 바다의 조화로운 모습이 마음을 다독거려 준다.

 

2km의 회랑길 산책이 끝나간다. 무더운 날씨에 편치만은 않았지만 상화원의 멋진 풍광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상화원 앞 음식점에서 해물삼합구이로 점심식사를 하고, 3층의 쉼터에서 커피 한잔을 하며 여유를 즐겼다.

 

상화원에서 보령시 청라면의 '보령냉풍욕장'으로 이동했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찾아온 많은 사람들로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보령시 성주산 북쪽 자락에 있는 냉풍욕장은 폭염이 내리쬐는 한여름, 피서지를 찾아 바다와 계곡으로 떠나는 이들에게 새로운 별천지와 같은 곳이다. 지하로 수백m 이어진 폐탄광 갱도의 땅속 깊은 곳으로부터 서늘한 바람이 외부로 분출되는데, 이 냉풍은 마치 에어컨 바람과같이 시원하다. 산 중턱에 자리 잡은 냉풍욕장의 입구에 들어서면 외부 기온이 섭씨 30도를 넘는 날에도 섭씨 12도의 차가운 바람을 느낄 수 있다. 50m쯤 기다란 내부를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어느새 한 여름의 무더위 대신 뼛속까지 스며드는 서늘함을 느끼게 된다. 냉풍욕장의 특징상 외부의 기온이 높을수록 분출되는 냉풍은 더욱 시원하다. ( Daum 백과에서 따옴)

 

야외 족욕장엔 지하에서 끌어올린 시원한 물로 땀을 식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오늘의 마지막 여행지인 성주산 자연휴양림은 보령시 동쪽 성주산(676.7m) 자락에 위치해 있으며, 산림청에서 폐광 지역을 개발하여 휴양림으로 조성한 곳이다. 이곳에는 숲속의 집과 물놀이장, 야영장 등의 시설들이 마련되어 있다. 산책코스가 잘 되어 있어 휴양림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여유 있게 산림욕을 즐기기도 좋다.

 

냉풍욕장 출발 전부터 쏟아붓기 시작한 비가  이곳에 오니 다행히 소강상태이다.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우산을 들고 산책길에 나섰다. 바닥이 미끄러워 조심조심 앞으로 나아간다. 날씨가 좋았다면 정말 멋진 트레킹을 즐길 수 있었을텐데, 하늘이 원망스럽다.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옷은 물론 안경까지 파고들어 시야를 흐리게 하고,  습도가 높은 숲길엔 산모기가 눈과 귓가에서 앵앵거린다. 시간적 여유는 있으나 더 이상 산을 오르기엔 괴로운 조건. 편백나무숲에서 사진 몇장을 찍고 하산했다.

 

인공폭포 앞에서 가족단위의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숲속 쉼터는 우천으로 텅 비어 있다.

 

여행사를 따라온 당일치기 여행 덕분에 보령의 관광명소를 둘러볼 수 있었다. 보령을 지나치면서 스쳐만 갔던 상화원을 오늘 드디어 자세히 돌아보았다. (금, 토, 일요일과 법정공휴일에만 open)

'상화원'은 섬 전체가 하나의 정원으로서 천혜의 섬 죽도가 지닌 자연미를 그대로 살린 한국식 전통정원다.  지난 20여년간 아름다운 정원을 가꿔온 원장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하루 종일 땀은 많이 흘렸지만 나름대로 하루를 멋지게 보냈다. 지인들에게 권해보고 싶은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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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30일(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혹시나 하고 밖을 내다보니 비가 내리고 있다. 아!  오늘도 백두산에 올라가지 못하겠구나!

아침식사 후 버스 안에서 만난 가이드 왈 예상했던대로 백두산은  8월 2일까지 입산 통제란다. 오늘도 대체프로그램으로 하루를 보낸다고 한다. 이번 3박 4일 백두산 여행의 주목적인 천지 감상은 완전히 물 건너 간 셈이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룡정시로 향했다.  비암산 풍경구 입구에서 정상의 일송정으로 오르기 위해 전동차를 탔다. 룡정시 푸른 하늘이 야속하기만 하다. 이정도 날씨면 백두산에 충분히 올라갈 수 있을 것만 같은 미련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비암산에서나마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하나? 

 

윤해영 작사, 조두남 작곡의 가곡 '선구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노래이다. 원래는 이 자리에 늠름한 자태의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작은 소나무 한 그루와 정자만 남아 있다.

한국의 독립운동가들이 이곳에 있던 정자 모양의 소나무에 모여 항일 의지를 불태웠다고 한다. 조선을 말살시키려 했던 일본측에선 소나무에 구멍을 뚫고 약품을 넣어 고사시켰다고 전해진다. 이후 1980년대 말에 ‘일송정’이라는 이름의 정자를 건립하고 소나무를 심었으나 여러 차례 죽고 말았다.  지금은 아직 크게 자라지 못한 소나무 한 그루가 외로이 남아 정자를 지키고 있다. 이 정자가 노래 '선구자' 가사에 나온 '일송정'이며, 소나무가 '일송정 푸른솔'이다. 조용히  선구자 노래를 불러본다.

 

일송정 푸른 솔은 홀로 늙어 갔어도
한줄기 해란강은 천년 두고 흐른다
지난 날 강가에서 말 달리던 선구자
지금은 어느 곳에 거친 꿈이 깊었나


용주사 우물가에 저녁 종이 울릴 때
사나이 굳은 마음 길이 새겨 두었네
조국을 찾겠노라 맹세하던 선구자
지금은 어느 곳에 거친 꿈이 되였나

 

일송정에서 내려다 보이는 룡정시의 모습. 저 너른 들판에서 우리의 독립군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 피땀을 흘렸을 것이다.

 

윤동주 생가가 있는 룡정시 명동촌을 돌아보았다. 붉은 색의 공산당 조형물이 이곳이 중국땅임을 실감케 한다.

 

북간도 한인사회의 지도자 '김약연 선생'이 조선인의 민족의식을 심어주고 독립운동의 터전을 일구기 위해  '명동학교'를 세웠다고 한다. 1908년부터 1925년 폐교될 때까지 1,2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였다.

 

명동학교를 돌아보고 윤동주 생가로 가는 길엔 공산당이 세워놓은 선전문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윤동주 시인의 '서시' 시비에서 한 컷!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생가는 1900년경에 그의 조부 윤하현선생이 명동촌에 지은 기와집이다. 윤동주는 이곳에서 1917년 12월 30일에 태어났다. 윤동주가 타지역의 중학교 입학 후 타인에게 매도된  집은 1981년에 허물어졌다. 룡정시인민정부는 역사적 의의와 유래를 고려하여 1994년 8월에 윤동주생가를 복원하였다.

 

윤동주 시인의 시비가 곳곳에 놓여있고, 윤동주 시인의 생애가 기록된 윤동주전람관도 자리하고 있다.

 

일본으로 건너가 대학을 다니던 윤동주는 1943년에 사상범으로 체포되었다. 1945년 2월 후쿠오카 경찰국 형무소에서 일본경찰에 의해 해수주사로 활체실험을 당하고 28세 젊은 나이에 비참하게 일생을 마쳤다.

 

윤동주 생가 앞 시비 뒤에 펼쳐진 파란 하늘의 흰구름이 세상살이가 덧없음을 말해주는 듯 하다.

 

연변 관광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하고 있는  ‘연길 공룡왕국’ 안에 있는  금수예술극장에서 '진달래'라는 악극 공연을 관람하였다. 조선족이 이곳 연변으로 넘어와서 자리잡고 번성해 나가는 과정을 연출했다.

 

악극 관람 후 연길시내 양꼬치집에서 중국에서의 마지막 만찬을 즐겼다. 소맥과 함께 한 양꼬치가 백두산을 오르지 못한 우리를 달래 주는 것 같다.

 

요란한 조명과 인파로 북적이는 연길 시내

 

 

7월 31일(수)           

여행 마지막 날 아침을 맞았다. 연길시 전체가 보이는 24층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공항으로 이동하였다. 공항으로 이동 중 지역 특산물을 파는 마트에 들렀다. 우리는 건조된 송이버섯 1박스(65,000원)를 샀다.

 

3박 4일의 백두산 여행!

여행 타이틀인 '백두산'은 보지도 못하고 주변만 오간 여행이 되었다.  가이드 왈 어떤 이는 천지를 보기 위해 4번 여행을 왔는데도 천지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갔다고 한다.

여행 할 때 마다 대체로 날씨운이 참 좋았는데, 이번 여행은 영 아니다. 누구를 원망하랴? 백두산 천지를 보기 위해 다시 이곳을 찾으리라.

여행사에서 보내준 천지 사진으로 아쉬움을 달래본다.

 

연길에서 구입한 건조 송이버섯은 송이향도 나지 않고 맛도 없다. 아무리 건조식품이라고는 하지만 과연 송이가 맞는지 의심스럽다. 연길에 가면 다시는 송이버섯을 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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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29일(화)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커텐을 열고 하늘을 보았다. 먹구름이 많이 끼었으나 간간히 파란 하늘이 보인다. 밤중에 비가 멈춘 모양이다. 이정도 날씨면 백두산 천지로 올라갈수 있겠지?

아침식사 후 버스에 승차하여 가이드의 안내에 귀를 기울인다. 오늘 서파 1442계단을 이용한 백두산 등정과 천지 감상은 불가능 하단다. 백두산 곳곳에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하여 진입이 불가능하단다.  백두산 접근이 불가능하여 대신 주변의 볼거리를 찾아 오늘 하루를 보낸다고 한다. 실망, 실망, 실망--------.

하늘도 무심하시지. 하늘이 허락하지 않는 일을 어쩌랴.

 

가이드는 나름대로 백두산에 오르지 못하는 우리들을 위해 대체 프로그램을 고민하는 것 같다. 제일 먼저 간  '5D 백두산 비행 체험(Flying by Changbak mountain)'   1부(천지의 사계)에서는 내가 한 마리 새가 되어 하늘을 날아 백두산 천지를 유람하는 기분이다. 멋진 백두산의 풍광이 산에 오르지 못한 마음을 달래주는 듯 하다. 2부에서는 중국의 명승지와 발전상을 보여주었다. 약 25분간의 영상을 체험하기 위해 90분 이상을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했다.

 

두번째로 간 백두산(장백산) 자연박물관

백두산의 자연환경, 지질학적 가치, 동식물, 주변 사람들의 생활 모습, 천지의 모형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48개국에 213개가 지정되어 있다. 국제적으로 지질학적 중요성이 있는 지역을 유네스코가 심사하여 선정하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5개(청송, 한탄강, 제주도, 전북 서해안, 무등산)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올 3월에 백두산이 중국에 의해  '창바이산(장백산)' 이란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었다.  우리 민족과 뗄레야 뗄 수 없는 백두산이 엉뚱한 이름으로 세계에 알려지고 있다니 안타까울 뿐이다.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것을 자축하듯이 곳곳에 '장백산 세계지질공원'이란 간판이 세워져 있다.

길가에 조성된 꽃밭에도 어김없이 '장백산 세계지질공원'이란 간판이 세워져 있다. 너른 평원에 루드베키아, 백일홍 등이 밀식되어 멋진 풍광을 뽐내고 있다.

 

백두산 관광의 기점 마을인 이도백하 주변의 미인송 조각공원 입구에는 푸드트럭과 공연시설, 쉼터 등이 관광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이곳에도  '장백산 세계지질공원' 유네스코 등재를 기념하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공원 내를 흐르는 강물은 많은 비로 흙탕물이 흐르고 있다. 강을 건너가니 숲속으로 산책로가 이어진다.

 

공원을 가로 지르는 넓은 길에는 먹거리 장터가 열리고 있다.

 

미인송 조각공원에는 미인송과 조각품들이 많다는데 위치를 잘 몰라 제대로 구경하지를 못한 것 같다.

미인송은 백두산의 명물로 곁가지가 많지 않고 위로 시원하게 뻗은 소나무란다. 미인송이 아름다운 숲을 제대로 보지 못해 아쉽다. 공원내 또 하나의 명물인 sky bridge는 비가 와서 미끄럽기 때문에 출입을 제한하고 있어 멋진 풍광을 볼 수 없었다.  자유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가이드의 자세한 안내가 아쉬웠던 공간이었다.

 

도심에서 삼겹살과 소주로 저녁식사를 하고, 숙소인 관악민속 온천호텔에서 여장을 풀었다.

 

백두산 천지를 보기 위해 중국땅을 찾아왔건만, 폭우로 입산조차 못하고 시내 관광으로 하루를 보냈다. 나름 백두산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는 있었지만 두 눈으로 백두산과 천지를 보지 못한 것이 무척이나 안타깝다.

저녁 하늘을 보아서는 내일 날씨가 좀 풀릴 것 같기도 한데 어떻게 될지?

내일 하루만이라도 백두산에 올라갈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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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28일(일)

           

우리 민족의 영산 백두산 천지를 향한 3박 4일의 여행길에 나섰다.  아내는 10여년 전에 아이들과 다녀왔는데, 나는 이번이 초행길이다. 가까운 곳이라 미루다 보니 이제야 길을 나서게 되었다.

이른 새벽에(04:47) 집앞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Go!!!!  여름 휴가철이라 그런지 이른 시간임에도 공항에는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로 매우 혼잡하다. 긴 줄을 서서 출국수속을 하느라 몸과 마음이 지쳐간다.

09:25 이륙 예정이던  KAL기는 10시가 훨씬 넘어서야 이륙. 이래저래 출발부터 힘이 든다.

 

2:30을 날아 연길공항에 도착하니 반갑지 않은 비가 우리를 맞는다.

 

버스를 타고 도문으로 이동(약 1시간),  중국과 북한의 경계에 인접한 마을로 이동했다.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의 현급 도시인 도문은 두만강 유역의 교통 · 경제활동의 요지로 북한과 중국 양국 변경을 따라 흐르는 두만강 가에 자리 잡고 있다.  도문광장의 규모가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꽤 많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붉은 색 조형물이 이곳이 중국 공산당이 지배하는 곳임을 실감케 한다. 

 

강변의 두만강 관광부두에서 유람선 승선이 가능하단다. (중국인에 한해)  많은 비로 흙탕물이 흐르는 두만강에 유람선이 여유롭게 떠 있다.  부두를 배경으로 사진찍는 것도 금지되어 있단다.  보안원의 눈을 피해 찰칵!

강 건너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마을이 두만강 너머로 보인다. 바로 저기가 한반도인데 갈 수가 없다니-----.

 

두만강변을 따라 조성된 길을 따라가다 보면 이곳이 국경선임을 알리는 조형물들이 연이어 나타난다. 

 

북한으로 넘어가는 도문대교 입구까지 강변을 따라가 본다.  비를 맞은 비비추가 더욱 싱그러운 모습으로 우리를 반긴다. 길가의 상점들이 붉은 색 간판으로 우리의 눈을 유혹한다.

 

중국인은 입장료를 내고 도문대교 중간까지 다녀올 수 있단다. (한국인은 입구에서 출입제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마을과 중국 도문시를 연결하는 도문대교. 오래된 앞쪽의 철교 뒤로 새로 놓은 도문대교가 자리하고 있다.

 

중국 길림성의 여러 소수민족 중 조선족을 알리는 조형물과 조선족이 살아가는 모습(떡치는 모습과 김장 담그는 모습)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눈 앞의 북한 땅을 뒤로하고 이도백하로 이동했다.  고속도로 일부가 침수되어 국도로 돌아가는 바람에 3시간 이상이 소요됐다. 차창밖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옥수수밭이 인상적이다.

 

이도백하(二道白河)는 백두산에서 발원하여 길림성 연변조선족자치주를 흐르는 하천이다.

이도백하가 흐르는 이도백하진(二道白河鎭)은 백두산 관광의 출발지이자 경유지로서 관광기지 역할을 한다. 이도백하에서 백두산 등산로 초입까지는 약 34㎞이며, 북파까지는 약 100㎞이다.

저녁식사 후 호텔에 여장을 풀고 백두산 여행 첫날밤을 맞았다.

 

다이너스 호텔은 온천욕으로 잘 알려져 있단다. 온천물에 약한 나에게는 그림의 떡이지만-----.

말은 못 알아듣지만 TV 뉴스를 보니 길림성에 호우주의보가 내린 것 같다. 이곳저곳에서 물난리가 난 모습이 방영되고 있다. 아마도 폭풍우가 이 지역을 휩쓸고 있는가 보다. 내일은 비가 멈춰 백두산 서파 쪽으로 천지에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주님!  모처럼 아내와 먼 길을 떠나왔습니다. 내일 우리의 여정이 순탄하게 펼쳐질 수 있도록  좋은 날씨를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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