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0일(일) - 서해랑길 23차 여행 제 1일차

한파가 물러나는가 했더니 평년보다 기온이 훨씬 높아 12월임에도 봄 날씨 같이 포근하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의 연속인가?

모처럼 시간 여유가 있어 1박 2일로 서해랑길에 나섰다. 수도권 제1 순환고속도로 - 경부고속도로 - 논산 천안 고속도로 - 당진 영덕 고속도로 - 서천 공주 고속도로를 거쳐 12:00경에 해랑길 55코스 시작점인 군산항에 도착했다.

 

서해랑길 안내판 뒤로 군산항의 부잔교(뜬다리)가 보인다. 일제가 전라도 곡창지역에서 쌀을 수탈해 일본으로 송출하기 위해 설치한 정박시설이다. 만조의 군산항이 일제침략기의 아픈 역사를 바닷물로 씻어낸 듯 평화로운 모습이다.

 

6.25 한국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도와준 국가들의 국기가  "Freedom is not free(자유는 거져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를 영원히 기억하라고 알려주는 듯 하다.

 

군산항을 벗어난 해안가엔 옛 동부어판장 건물을 되살려 군산 비어포트(군산 수제맥주 양조장)를 조성하였다. 

 

중동은 군산의 옛도심지로 1980년대까지 어업 관련 및 상거래의 한 축을 이루던 곳이란다. 현재는 군산 내항의 기능 약화로 옛 모습의 사진만이 과거를 말해주고 있다.

 

서해랑길은 서래포구 마을을 지나 군산 천연가스 발전소를 끼고 왼쪽으로 돌아간다.

 

옛 군산역으로 향하던 철길 주변에 자리잡고 있는 경암동 철길 마을은 과거 60-70년대의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나이든 분들이 옛날을 회상하며 향수에 젖어볼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은 만나기 어려운 옛 교복, 주전부리, 생활용품 등이 눈길을 끈다. 철도 받침목을 칼라풀하게 칠한 길을 따라 옛교복을 입고  추억의 사진을 찍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머금어진다.

 

옛 군산역의 모습을 재현해 놓은 포토존에는 젊은이들이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그들에게는 철길마을의 모습이 참 신기해 보일 것이다.

 

철길마을을 지나 금강변을 따라가는 고수부지에는 시민을 위한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진포시비공원을 지나 강변을 따라 금강갑문교로 향한다.

 

 

고려말 1380년(우왕 6) 8월에 500척이나 되는 왜적 선단이 진포 어구에 침입하여 살육과 약탈을 자행했다. 최무선이 만든 화포를 사용하여 왜적의 배를 불사르고, 왜적을 무찔러 크게 승리한 진포대첩을 기리기 위한 진포대첩기념탑이 금강시민공원에 세워져 있다. 

 

전라북도 군산시에서 금강갑문교를 건너니 충청남도 서천군. 서천군도 금강변에 금강하구둑 관광지, 김인전(서천 출신의 독립운동가) 공원, 서천국민여가 캠핑장 등 시민 편의시설을 만들어 놓았다.

 

장산로를 따라 장항항쪽으로 가다보면 금강 건너 남쪽에 군산시의 모습이 보인다.

 

드디어 서해랑길 55코스의 종점에 도착.

이곳부터 장항항을 지나며 서해랑길 56코스가 시작된다.

 

장산로 주변의 해안가 도로변의 도로공원을 지난다. 뒤로 전망산 위의 장항제련소 굴뚝이 우뚝 솟아있다. 일제강점기인 1936년 조선제련주식회사가 전망산 아래에 설립될 때 설치된 굴뚝으로 현재는 가동하지 않는단다.

 

서해랑길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을 바라보며 장항송림산림욕장으로 향한다.

 

약 1.5km의 해안 산책로에는 바닷가 모래 바람으로 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한 70년생의 곰솔(해송)이 12,000본 정도가 식재되어 있는데, 이는 1954년 장항농고 학생들이 2년생 묘목을 식재하여 조성한 방풍림 숲이라고 한다.

2019년도에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되어 관리하고 있다.

나무 위를 걷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장항스카이 워크는  산림욕장 내에 있는 높이 15m, 길이 250m의 인공 산책로로 서해바다를 조망하기도 좋다. 날씨 좋은 날 해질 무렵에 정말 멋진 저녁노을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으로 등재(2023년)된 서천 갯벌은 고운 모래사장과 완만한 갯벌로 이루어져 물놀이 하기에 좋단다.

 

옥남리 마을을 지나 남전리 마을 입구의 장승을 지난다

 

마을 골목길을 지난 서해랑길은  오솔길과 논둑길을 지나 맞은 편 산으로 올라간다.

 

남전리에서  송석리까지의 구간은 시간관계로 생략.

다음날 가본 목적지 송석리 노인회관 주변의 모습

 

 

서천읍 ㅈㅇ족발집에서 보쌈을 포장해 희리산 자연휴양림으로 Go!!!  오늘의 여정을 마쳤다.

 

도보여행 중에 휴양림 숙소를 찾아온 건 처음인 것 같다. 휴양림 숙소를 차지하기도 어렵고, 도보여행 코스와 거리가 가까운 곳이 별로 없어 염두에 두지 않았었다. 

숲속집에서 오붓하게 쉬는 것도 참 좋은 것 같다.

 

보쌈에 소주 한잔을 곁들이면 금상첨화일텐데----. 요즈음 먹는 약 때문에 금주!!

 

일기예보대로 비가 오기 시작한다. 내일 뚜벅이 여행이 어쩔지------

2023년 11월 23일(목) - 서해랑길 22차 여행 제 7일차

이번 서해랑길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은 서해랑길 58코스 시작점인 선도리 갯벌체험마을에서 시작하여 59코스 종점인 대천해수욕장까지 가려고 한다. 태안 서초휴양소에서 90분가량을 달려 도착한 서천군 선도리 갯벌체험마을.  철지난 체험마을 해변은 오가는 이가 없어 썰렁한 느낌이 든다.

물이 빠지면 갯벌 저 멀리 쌍도로 가는 바다길이 열린다. 

 

물이 빠지면 갯벌 저 멀리 쌍도로 가는 바다길이 열린단다

고기잡이로 생계를 꾸려가는 가난한 어부의 아들과 천석지기 부잣집 외동딸이 눈이 맞아 사랑에 빠졌는데, 이를 안 양가 부모의 반대에 두 젊은 남녀는 상사병에 몸져 눕게 되었다. 총각은 해당화가 만개한 봄 처음 만났던 날을 기억하고, 그 날 밤에 그 장소에 나갔는데, 마음이 통했는지 처녀도 같은 장소에 나와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다시는 못 만날 것이라는 생각에 둘은 영원히 함께 하기 위해 손을 꼭 잡고 바다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들의 사랑을 반대한 딸의 부모는 뒤늦게 후회하고 용왕님께 자식을 살려달라고  지성을 빌었는데, 어느 날 앞바다에 두 개의 작은 섬이 우뚝 솟아났다. 고래와 거북 모양을 닮은 두 개의 섬을 후대의 사람들은 쌍도(雙島)라고 불렀다.

청춘남녀가 손을 꼭 잡고 섬을 돌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나?

 

선도리 갯벌체험마을에서 시작한 서해랑길 58코스는 갯벌을 지나 배롱나무와 소나무로 단장된 갯벌체험로를 따라간다.

 

서천군 서면 월호리 농로와 마을을 지나는 서해랑길

 

올 한해 수고한 농기구를 돌보고 있는 신합리 마을을 지나 띠섬목해수욕장으로 가는 길에는 송림이 우거져 있다.

 

띠섬목 해변을 지난 서해랑길은 서면 도둔리 공암남촌길로 올라선다.

 

해변가에 자리잡고 있는 서도초등학교에는 약 90명의 학생이 미래의 꿈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도둔리 마을을 빠져나온 서해랑길은 홍원항으로 향한다. 항에는 수많은 어선들이 출어를 기다리고 있다.

 

홍원항을 벗어나 언덕을 넘어서니 춘장대 해변이 굽어 보인다. 바닷가 풍차가 조금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춘장대해수욕장 주변에서 서해랑길 58코스를 마치고 59코스로 나아간다.

 

해안가 송림을 지난 서해랑길 59코스는 부사방조제로 향한다.

 

서천군에서 부사방조제를 지나니 보령시.  부사로를 따라가던 서해랑길은 주교천이 흐르는 농로로 이어진다.

 

독산리 해변가로 이어지는 서해랑길

 

독산해변과 이어진 무창포해변의 비체 팰리스 앞에 서해랑길 안내판이 서있다. 오래전 여우회 회원들과 함께 머물렀던 기억이 떠오른다. 전보다 많이 발전된 해변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용두해수욕장을 지난 서해랑길은 남포 방조제 위로 올라선다.

 

남포방조제에서 죽도로 들어가는 길에는 저녁 5시가 가까워지니 저녁 노을이 시작된다. 시간이 늦어 죽도는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오늘 여행의 목적지인 대천해수욕장 주변은 야간 조명등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대천해변에서 노을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이 참 낭만적이다.

 

7박 8일의 서해랑길 22차 여행이 끝났다.

태안에 숙소를 잡아 보령시와 서천군을 오가느라 시간을 소비했지만, 가성비 좋은 숙소에서 편히 잘 지냈으니 감사해야 할 것 같다. 아내의 검색을 통한 정보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내일 아침에는 서산군의 처제네로 가서 배추, 무, 파 등 김장용 재료를 얻어 서울로 돌아갈 계획이다. 우리가 홍천에 살 때는 매해 가을 처가집 식구들이 우리집에 와서 김장축제를 벌렸었는데, 이제는 과거의 추억이 되었다. 서산으로 귀촌한 처제네가 정성껏 가꾼 채소들이 올해 우리집 김장 주재료이다.

 

2023년 11월 22일(수) - 서해랑길 22차 여행 제 6일차

늦가을의 푸른 하늘이 길 떠난 나그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파란 하늘을 보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길을 나선다.

오늘은 서해랑길 60코스 시작점인 대천 해변에서 61코스 종점인 오천항 충청수영성까지 순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10여년만에 다시 찾은 대천 해변은 엄청난 변화로 낯설게 느껴진다. 여러가지 시설과 건축물이 들어선 해변의 모습에 눈이 휘둥그래진다. 반려견과 함께 대천해수욕장을 찾은 가족의 즐거운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시선을 끈다.

 

대천해수욕장은 서해안 최대의 해수욕장으로 백사장 길이가 3.5㎞, 너비는 100m, 면적은 3만㎡이다. 백사장의 모래질이 동양에서는 보기 드물게 조개껍질이 잘게 부서진 패각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몸에 달라붙지 않으며 물에 잘 씻긴단다. 평균 수심 1.5m로 얕은 수심과 경사가 완만하여 가족을 동반하여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국내 최초의 해상 스카이 바이크인 대천해수욕장 스카이 바이크는 대천해수욕장에서 대천항까지 왕복 2.3km에 이르는 레일을 따라 약 40여 분 동안 대천 앞바다의 풍경을 감상하며 바이크를 타고 달릴 수 있다.

 

평일 오전중이라 아직은 한가한 대천항 수산시장을 지나니 대천연안여객선 터미널이 보인다. 피서철에는 이곳에서 많은 이들이 배를 타고 섬나들이를 했을 것이다.

 

좋지 않은 향기(?)가 코를 자극하는 해양폐기물 야적장을 지나니 해변가에 펜션과 음식점이 줄지어 있다.

 

서해안고속도로가 지나는 대천2교 옆으로 갯벌 위의 시멘트 포장 도로를 건넌다. 바닷물이 들어와 도로가 잠기면 멀리 보령시내쪽으로 우회를 해야 할 것이다.  대천천 하류를 건넌 서해랑길은 대천방조제를 따라간다.

 

송학2리 마을로 잠시 들어섰던 서해랑길은 다시 해안가 토정로를 지난다.

 

토정로를 따라가다보니 우측에 토정비결의 저자 이지함선생 묘가 나타난다.

 

보령시 오천면 오포리에서 서해랑길 60코스를 마감하고 61코스에 접어들었다.

토정로에서 우측으로 급경사 길을 내려와 마을길을 지나 농로를 따라가니 대규모 태양광발전시설이 보인다.

 

산을 빠져나온 서해랑길은  마을을 지나고 넓은 농경지를 지나 보령화력발전소가 보이는 교성천변을 지나게 된다.

 

교성천에서 나와 이차선도로 오천해안로를 따라가다보면 갈매못 순교성지가 나타난다.

갈매못 순교성지는 1866년 병인박해 때 다블뤼 주교, 오메트르 신부, 위앵 신부, 황석두 루카, 장주기 요셉 등 다섯 성인과 이름 모를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한  곳이다.  

 

오늘 서해항길 여행의 종착점인 오천항에 도착했다.

 

 

갈매못 순교성지를 오늘 세번째 방문했다. 천주교 전교를 위해 먼 이국땅에서 순교하신 주교님과 신부님들, 또 함께 순교한 이들을 위해 잠시 묵상을 해본다.

바다가 조망되는 이곳 성지는 과거의 역사를 모르고 보면 참 아름답고 평화로운 곳이라는 느낌이 들 것이다.

 

오천항에서 태안 숙소로 돌아오는 중에 홍성한우 전문점에 들러 구이용 고기를 사와 숙소에서 맛있게 먹었다. 강원도 횡성한우 못지 않은 깊은 맛이 홍성한우에서도 느껴졌다.

2023년 11월 21일(화)

서해랑길 63코스를 돌아본 후  시간적 여유가 있어, 서해랑길 69코스 답사 중에 보았던 천리포수목원으로 향했다. 

천리포수목원은 1921년 미국 펜실베니아주에서 출생하여 한국인으로 귀화한 민병갈(Carl Ferris Miller) 박사가 1962년부터 부지를 구입하면서  40년 동안 충남 태안의 헐벗은 산림에 17,000여 종류의 식물을 가꾼 국내 최초 민간 수목원이다. 

 

10,000원(경로우대 8,000원)에 입장권을 끊고 천리포수목원 입구를 들어서니 멋진 송림이 나그네를 맞는다.

 

우리나라 토종인 억새와 수입종인 팜파스 그라스가 어우러져 늦가을의 멋진 모습을 연출한다.

 

오후 4시가 가까워지면서 서해바다에는 서서히 낙조가 찾아든다. 황금빛 햇빛이 수목원 곳곳에 스며들어 멋진 풍광을 만들어낸다.

 

하루에 두 번 간조 때에만 건너갈 수 있는 낭새섬이 수목원 앞바다에  떠있다.

천리포 마을 주민들은 섬이 닭 벼슬같이 생겼다하여 '닭섬'이라고 부르지만, 민병갈 박사는 '낭새섬'이라 불렀다. 낭떠러지에 집을 짓고 살아  '낭새'라고 불리는 '바다직박구리'가 이 섬에 살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다시 낭새가 돌아오기를 바랐기 때문이란다.

 

산책로를 따라가며 천리포수목원의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1975년 미국의 Hess 농장에서 씨앗을 들여와 가꾼 슈마드 참나무가 엄청난 키를 자랑하고 있다.

 

수목원 쉼터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민병갈박사의 옆자리에 앉아 포즈를 취해본다.

 

설립자 민병갈박사가 유난히도 좋아했던 호랑가시나무의 열매가 붉게 익어가고 있다.

 

멸종위기식물이 자라고 있는 멸종위기식물 전시온실에는 수생식물도 자라고 있다. 온실 앞 억새밭 의 포토존에서 포즈를 취해본다.

 

밀러가든 갤러리에 전시된 서각 작품들

 

밀러정원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민병갈기념관이 저녁노을에 황금빛이 되어 연못에 반영되고 있다.

 

연못 한쪽에 위치한 민병갈 추모공원에는 민박사의 유해가 수목장으로 모셔져 있다.

 

11월의 늦가을에 수목원에서 만난 꽃들

 

오후 5시에 문을 닫는 천리포수목원.  서해바다로 오늘의 해가 넘어가고 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만리포해수욕장에서 오늘의 저녁노을을 즐겼다.

 

 

90여분에 걸쳐 돌아본 천리포 수목원. 늦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이었다.

 

1946년 25살의 나이로 한국땅을 처음 밟은 미국인  칼 페리스 밀러(Carl Ferris Miller)는 평생 독신으로 지내며 천리포수목원을 조성하였고,  1979년 민병갈이라는 이름으로 귀화하였다. 

민병갈 박사가 조성한 천리포수목원은 다양한 식물 품종으로 주목받았고 2000년 아시아 최초로 국제수목학회가 지정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Arboritum Distinguished for Merit)',   미국 호랑가시학회가 선정하는 '공인 호랑가시 수목원(Official Holly Arboritum)'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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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21일(화) - 서해랑길 22차 여행 제 5일차

서해랑길 21차 여행 제 5일 차인 오늘은 서해랑길 62, 63코스를 순방향으로 답사를 했다. 숙소에서 50여분을 달려 서해랑길 62코스 시작점인 충청수영성이 있는 오천항으로 향했다.

 

충청수영성은 오늘이 세번째 방문인 것 같다. 언제 와도 멋지고 아름다운 곳이다. 수영성으로 오르는 길이 정답게 맞아준다. 낙엽이 다 떨어져 조금 썰렁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멋진 풍광이 아닌가?

 

충청수영성 안의 진휼청과 영보정

 

영보정(永保亭)은 1504년 지어진 정자로 조선시대 많은 시인 묵객들이 찾아와 경치를 즐기며 시문을 많이 남겼는데,  다산 정약용과 백사 이항복은 이곳을 조선 최고의 정자로 묘사하기도 하였다.

 

충청수영성에서 내려다본 오천항의 모습이 참 평화롭게 보인다.

 

수영성을 돌아보고 내려와 찾은 맛집. 예전에 바지락 칼국수가 일품이어서 다시 찾았는데, 바지락 칼국수는 없고 키조개와 갑오징어 칼국수를 판매한다. 글쎄? 내 입맛에는 옛 바지락 칼국수가 훨씬 맛있는 것 같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맛집의 내용물도 바뀌나? 어촌의 평균 연령이 높아지면서 바지락을 캐고 다듬을 인력이 부족해 내용물을 바꿨다고 하는데-----.

 

오천항에서 아점으로 칼국수를 먹고 서해랑길 62코스 출발!  서해랑길은 보령방조제 위를 지나간다.

 

홍보로를 따라가던 서해랑길은 태양광발전소가 있는 곳에서 우측 비포장도로로 접어든다. 비포장도로는 도로 확장을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아름다운 농촌 마을을 지난 서해랑길은 사기점 저수지 옆을 지난다.

 

곳곳에 대규모 우사가 보인다. 또한 '홍성 한우'를 선전하는 광고판도 곳곳에 보인다.  강원도 횡성 한우만 유명한 줄 알았는데 이곳 홍성 한우도 꽤나 유명세가 있는 것 같다.

 

마을길을 지나는 서해랑길

 

보령시 천북면 사호리 해안가에  '천북 굴따라길' 안내도가 서있다. 그 옆으로 산속으로 이어지는 서해랑길이 자리하고 있다.

 

천북 굴단지에 접어드니 상점마다 굴을 잔뜩 쌓아놓고 오가는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보령시 관광 안내도를 살펴보는 아내.  천북굴단지에서 서해랑길 62코스를 마감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서해랑길 63코스를 향해 나아간다.

 

홍성 방조제를 지난 서해랑길은 남당항으로 향한다.

 

남당항 노을 전망대.   이곳의 노을이 꽤나 유명한데, 시간이 맞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고 통과!

 

곧 이어 나타난 어사항과 노을 전망대

 

해안가를 벗어나 남당항로를 따라가다 보니  '홍성 스카이 타워' 건설 현장이 보인다. 해질 무렵 저 타워 위에 올라가면 정말 멋진 노을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의 목표지점인 궁리항으로 향하는 서해랑길 63코스

 

궁리항에서 오늘의 서해랑길 여행을 마쳤다.

오늘도 중간에 아내의 두루누비앱에 이상 현상이 일어났으나, 완주 메시지가 뜬 후라 큰 탈 없이 코스를 마감할 수 있었다.

내 핸드폰에서는 두루누비가 이상이 없는데, 왜 아내의 핸드폰에서만 이상이 생기는 지 알 수가 없다.

 

서울로 돌아가서 원인을 알아보기 전까지 살살 달래면서 이번 여행을 해야 할 것 같다.

2023년 11월 20일(월) - 서해랑길 22차 여행 제 4일차

오늘은 서해랑길 65, 64코스를 역방향으로 답사하기 위해 몽산포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몽산포 해수욕장 전망대 앞에서 태안 해변길 4코스 솔모랫길과 함께 하는 서해랑길 65코스를 시작했다.

 

해안가를 따라가던 서해랑길은 숲과 마을을 지나 해변가로 나아간다. 간간히 바라 보이는 서해 바다가 시원하게 다가온다.

 

송림 사이로 이어지는 서해랑길에는 솔잎이 쌓여 마치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하다.

 

청포대 해안가에 펜션촌이 형성되어 있다.

 

청포대해변의 서해랑길 포토존의 날짜는 이틀전 18일로 시간이 멈춰 서있다. 아마도 비수기를 맞아 이 시간은 한동안 계속 멈춰있을 듯 하다. 청포해변에는 굴껍질, 조개껍데기가 마치 눈이 내린 것처럼 모래사장을 덮고 있다.

 

해안가를 벗어나 농촌을 지나는 서해랑길. 추수가 끝난 논에는 벼의 새싹이 돋아 푸릇푸릇한 모습이 마치 봄이 온 듯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4차선 도로를 횡단한 서해랑길은 마을을 지나 농경지를 지난다.

 

당암 경로당에서 산으로 들어선 서해랑길은 간척사업으로 만들어진 너른 농경지를 지난다.

 

서산 B지구 방조제 중간부분의 관광안내소에는 태안을 소개하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이 지점에 서해랑길65코스의 시작점이자 64코스의 종점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65코스를 마감하고 64코스를 향해 앞으로 나아간다.

 

서해랑길 64코스는  방조제를 따라간다.

 

물이 빠진 갯벌에는 선장을 기다리는 어선이 힘에 겨운 듯 몸을 기울이고 있다.

 

간월도의 한 음식점에서 영양굴밥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오래 전에 근처 언덕에 위치한 '맛동산'이 맛집으로 유명했는데,  세월이 지나 유명 맛집도 변한 것 같다.

 

간월항과 간월암의 모습

 

간월도를 벗어나 서산 방조제 A지구 방조제로 올라서는 서해랑길 64코스

 

방조제를 벗어난 서해랑길은 궁리항으로 향한다. 오늘 서해랑길 여행의 목표 지점인 궁리항에서 일정을 마감하고 태안군 숙소로 돌아왔다.

 

 

어제 사진이 날아가 애를 먹었는데 오늘은 다행히 큰 탈 없이 블로그 작업이 끝났다. 어휴! 살았다!

두루누비 앱도 별탈 없이 하루를 잘 지낸 것 같다.

 

조심스럽기만 했던 하루가 별탈없이 잘 끝나 참 다행이다. 내일도 무사히 하루가 마감되기를 기대해 본다.

2023년 11월 19일(일) - 서해랑길 22차 여행 제 3일차

오늘 서해랑길 66, 67코스를 돌아보고 숙소를 만리포해수욕장에서 태안군 남면 진산리로 옮긴 날이다.

하루 종일 이곳저곳을 다니며 열심히 사진도 찍었건만--------.

숙소로 돌아와 저녁식사 후  블로그작업을 하기 위해 핸드폰의 사진을 노트북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금년도 7월 이후의 사진이 모두 날아가버렸다. 이런저런 궁리를 하고 조작을 해보았지만 없어진 사진은 나타나지를 않는다. 화도 나고, 허망하기도 하고, 짜증도 났지만, 누굴 원망하랴?   내 이 두 손이 저지른 것을-----.

66코스 사진은 한 장도 못 건지고, 67코스 사진은 콜라주로 편집한 사진만 겨우 건질 수 있었다.

그렇다고 사진을 찍기 위해 서해랑길 66, 67코스를 다시 갈 수도 없고, 미련없이 잊기로 했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아 콜라주 사진만으로 67코스를 대신해본다.

 

산과 들과 해안가를 누빈 흔적이 조금은 살아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겠지.

 

블로그 직업할 때 중요 장면은 그대로 쓰고 보조 화면은 콜라주로 편집해서 여러 장면을 하나로 묶어 쓰는데 중요 장면은 다 날아가고 보조 장면만  남았다.  서해랑길 66, 67 코스, 미안!    너희를 제대로 묘사하지 못해 미안!!!!

 

사진이 다 날아가 못쓰게 된 경우는 처음이다. 무얼 어떻게 만졌길래 이렇게 됐는지 전혀 모르겠다.

다음부터 좀 더 조심스럽게 작업을 해야겠다.

2023년 11월 18일(토) - 서해랑길 22차 여행 제 2일차

송현 1교차로에서 만리포해수욕장까지의 서해랑길 68코스는 두루누비에서 22.3km로 안내된 제법 긴 코스이다.

날씨도 안 좋은 날에 두루누비앱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코스를 뒤집어 가기도 한 운이 안 따라주는 날이다.

 

송현1교차로에서 일차선의 마을길로 들어선다. 마을을 통과한 서해랑길은 방조제 길로 향한다.

 

방조제 옆으로 태양광 발전시설이 있는 곳까지 왔는데 별안간 아내의 두루누비가 먹통이 되었다. 애를 써 보았지만 앱이 부활하기는 틀린 것 같다. 할 수 없이 출발점인 송현 1교차로로 가서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휴우------

덕분에(?)  중간지점의 맛집 '시골밥상'에서 꼬막비빔밤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점심식사 후 다시 시작점부터 다시 시작!

 

해안가 방조제길, 마을길, 임도, 농로로 계속 이어지는 서해랑길이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진다. 별나고 멋진 풍광을 기대하는 내가 욕심이 많은 걸까?   바닷물이라도 들어와 푸른 파도가 넘실댔다면 기분이 더 좋지 않았을까? 서해랑길을 걸으면서 만조 상태의 바다를 보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파도리 해안가의 거센 파도와 바다 바람이 겨울바다를 연상하게 한다. 거칠지만 야성미 넘치는 파도가 어찌보면 남성답지 않은가?  그러나 온 몸으로 스며드는 추위가 파도의 낭만 감상보다는 차 안으로의 피신을 선택하게 한다.

 

파도리 해변에서 망미산 자락을 지나면 어은돌 해변이 나타난다.

 

어은돌해수욕장 해변에는캠핑장과 펜션이 해안가를 따라 줄지어 있다.

 

먹구름 사이로 광명의 햇빛이 신천지를 개척하는 것 같다.

 

바다를 벗어난 서해랑길은 마을과 산을 지나 모항저수지에 이른다.

 

산길을 벗어나니 모항항이 굽어보인다.

 

모항항에서 산을 넘어가니 만리포 해변이 나타난다.

 

만리포해변의 데크길을 따라 서해랑길 68코스 종점으로 향한다.

 

5시가 넘은 만리포 바다의 풍경. 두터운 비구름이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기대한 내 마음에 실망을 안겨준다. 그래도 오늘같이 고약한 날씨에 이정도의  풍광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해야 하나?

 

고르지 못한 날씨 속에서 앞으로 전진한 서해랑길 68코스.

날씨도 고약했고, 두루누비앱까지 애를 태운 날이다. 

오전에 서해랑길 69코스를, 오후에 68코스를 마감한 바쁘게 움직인 하루였다.

내일부터는 날씨가 풀린다고 하니 참 다행이다. 두루누비앱도 내일은 우리를 애먹이지 않겠지?

2023년 11월 18일(토) - 서해랑길 22차 여행 제 2일차

어제 오후에 집을 나서 만리포 해수욕장의 펜션에 도착하니 오후 7시가 넘었다. 7박 8일의 서해랑길 도보여행을 떠나왔다. 

만리포에 도착하니 옷을 여미게 하는 차고 강한 눈보라가 우리를 맞는다. 7박 8일의 서해랑길 도보여행이 시작부터 불안하다.

오늘 아침 눈을 뜨니 다행히 구름 사이사이로 파란 하늘이 얼굴을 내민다. 그러나 차고 강한 바람은 고개를 숙일 생각이 없어 보인다.

 

아침식사 후 만리포 해수욕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강한 한풍에 얼른 사진 몇 장 찍고 차안으로 들어왔다. 토요일임에도 길가에 오가는 사람도 별로 없다. 오늘 종일 날씨가 이럴 모양이다.  서해랑길 69코스를 만리포해수욕장에서 의항항(개목항)까지 한파를 밀어내며 나아가야 할 것 같다.

 

The Ring of Hope (희망의 고리)

2007. 12. 7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오염 당시 기름으로 뒤덮였던 태안의 바다를 123만 자원봉사자의 희생과 노력으로 극복해 냈다. 자원봉사자들의 숭고한 정신과 국민적 감동을 오래 기리고자 형상화한 작품이란다.

 

겨울철 강풍에 모래가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해수욕장에 그물울타리가 처져 있다.

 

물이 빠진 갯벌에 닭섬이 외로이 떠있다.

 

추운 날씨에 서해랑길 69코스를 따라가는 것이 만만치 않다. 강풍이 앞길을 막아서는 느낌이다.

 

임도를 따라가니 바다가 조망되는 전망대가 잠시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산속 응달에는 어제 밤에 내린 눈이 자리를 잡고 있다.

 

태안 해변은 일리포, 십리포, 백리포, 천리포, 만리포 해변이 이어져 있다.  일리포는 구름포로, 십리포는 의항포로 바꿔부르게 되었단다.

 

의항해수욕장에도 모래 유실을 막기 위한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바닷물이 빠져 화영섬까지 건너갈 수 있어 보인다.

강풍에 모래 유실을 막기 위해 쳐 놓은 그물망이 오래되어 엉성하다. 그물망 사이로 모래가 다 날아갈텐데, 사람들의 손이 미쳐 가지 못한 것 같다.

 

임도는 태배전망대까지 이어진다.

 

태배전망대에서 잠시 찬바람과 맞서 포즈를 취해보고-----.  귀까지 덮는 겨울모자가 오늘 제 역할을 충분히 한다.

 

서해랑길 69코스는 임도와 해변길을 따라 계속 이어진다. 바다에 설치된 양식장에서는 굴이 자라고 있는 것 같다.

 

잘 다듬어진 데크길 위에 솔잎이 쌓여있다. 통행하는 이가 많지 않았음을 증거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해안가 송림이 우거진 곳에는 어김없이 캠핑장이 들어서 있다. 서해안에 이렇게 많은 캠핑장이 곳곳에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낚시꾼들을 위한 바다위 쉼터

 

마을길과 해변가를 지나 69코스의 종점인 의항항(개목항)에 도착했다.

 

차고 강한 바람과 맞서 가며 서해랑길 69코스를 마감했다. 

올해 11월 유난히도 기온이 높더니 별안간 겨울이 쳐들어 온 느낌이다.

 

주말에 모처럼 길을 나선 여행객들의 움추린 모습이 안쓰럽다.  그래도 오후가 되니 햇빛 덕분에 날씨가 좀 풀리는 것 같다.

7박 8일의 서해랑길 여행이 무사히 끝나기를 기도해본다.

2023년 11월 11일(토)

대학 동기 가을 정기 모임일. 15:30에 덕수궁 정문 대한문 앞에서 만나 덕수궁을 돌아보며 늦가을을 즐겼고,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장욱진 회고전을 둘러보았다.

 

덕수궁(德壽宮)은 1897년에 선포된 황제국, 대한제국의 황궁으로 옛 이름은 경운궁(慶運宮)이다.

덕수궁은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주로 피난 갔던 선조가 다시 한양으로 돌아왔을 때, 월산대군 저택과 그 주변 민가를 여러 채 합하여 ‘시어소( 時御所)’로 정하여 행궁으로 삼았던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후 광해군이 즉위한 후 창덕궁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경운궁’이란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다. 궁궐의 모습을 갖춘 덕수궁은 인목대비 유폐와 인조반정을 겪으면서 규모가 축소되었고, 특히 인조가 즉위한 이후 즉조당과 석어당을 제외한 나머지는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었다. 이로써 덕수궁은 더 이상 왕이 공식적으로 머물며 국정업무를 보던 궁궐의 기능을 하지 못하였다.

1895년 을미사변이 일어난 이후 덕수궁이 다시 역사에 등장하게 되었다. 을미사변으로 신변의 위협을 느낀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긴 후, 1897년에 덕수궁으로 환궁하게 되었다. 또한 대한제국이라는 황제국을 선포한 후 황궁으로서의 규모와 격식을 갖추게 되었다. 하지만 1904년 덕수궁 대화재와 1907년 고종의 강제퇴위 이후 덕수궁은 그 규모가 대폭 축소되었다. 이때 경운궁에서 덕수궁으로 이름 또한 바뀌게 되었다.

 

중화전(中和殿)과 중화문(中和門)

 

중화전 앞뜰에 조회 등의 의식이 있을 때 문무백관의 위치를 표시하는 품계석이 좌우에 늘어서 있다.

 

 

1897년 러시아공사관에서 덕수궁으로 환궁한 고종은 즉조당을 정전으로 사용하였으나, 협소하여 1902년 새로운 정전으로 중화전을 지었다.

 

정관헌(靜觀軒)은 조선 역대 왕의 초상화인 어진을 봉안했던 장소로 1900년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전각은 동서양의 양식을 모두 갖춘 건물로 지붕은 팔작지붕으로 동양식이며, 건물은 차양칸과 난간을 서양식처럼 꾸몄다. 

 

과거 조선시대의 한옥 건물과 현대 도시의 빌딩이 한눈에 들어온다. 덕수궁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것 같다.

 

 

즉조당, 준명당과 석어당은 임진왜란 때 선조가 거처했던 전각들이다. 왼쪽의 즉조당( 卽阼堂)은 광해군과 인조가 왕위에 오른 곳이고, 우측의 2층 목조 건물 석어당(昔御堂)은 선조가 거처하다 승하한 곳이다. 석어당은 현존 유일의 목조 2층집으로 단청을 입히지 않아 소박한 살림집 같다. 가운데 준명당(浚明堂)은 고종이 업무를 보던 편견이며 즉조당과 복도로 연결되어 있다. 현재의 세 건물은 1904년 불에 탄 것을 같은 해 다시 지은 것이란다.

 

 

덕수궁에 가을이 무르익어 있다. 기온이 낮아 어깨가 움추려드는 오늘같은 날에는 단풍잎이 왠지 을씨년스럽게 보인다.

 

석조전(石造殿)은 자주 근대국가를 염원했던 대한제국의 대표적인 서양식 건물이다. 영국인 존 레지날드 하딩이 석조전 설계를 맡았고, 1900년부터 1910년까지 10년에 걸쳐 공사가 진행되었다. 고종(광무황제)에 의해 황제국이 선포된 후 대한제국 황궁의 정전으로 사용되었다.

2014년에 석조전을 대한제국역사관으로 개관하여 대한제국의 정치, 외교, 의례, 황실 생활사를 담은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는 사전 예약을 하지 않아 내부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돈덕전은 고종의 즉위 40주년(1902년) 기념 칭경(稱慶)예식의 서양식 연회를 위해 신축한 건물이다. 고종은 칭경예식을 국제 행사로 성대하게 거행하여, 서구 열강을 대상으로 대한제국의 위상을 높이고, 아울러 중립국가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시도는 콜레라의 창궐과 러일전쟁의 시작으로 실패하고 말았다. 화려한 유럽풍 외관의 벽돌로 지어진 돈덕전은 각국 외교사절의 폐현 및 연회장, 국빈급 외국인의 숙소로 활용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석조전 서관에는 장욱진 화백의 회고전이 열리고 있었다. 한 시간 정도 미술작품을 감상했다.

 

장욱진 화가는 새(까치)와 나무, 가족 같은 친근한 소재들을 대담하게 단순화해 화면에 자유롭게 배치하는 화풍으로 작품을 구성하였으며 후에는 동양화적인 수법을 더해 서정성과 철학성을 동시에 담아냈다. 미술에 문외한인 내 눈에는 작품의 의미가 잘 들어오지를 않는다. 기회가 되면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있는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을 방문해 장욱진의 예술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싶다.

 

덕수궁을 돌아보고 나오면서 방문 기념으로 사진을 찍고 근처 음식점에서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나누었다.

 

사진 정리를 하면서 덕수궁에 대한 여러가지 궁금증을 인터넷 탐색을 통해 알게 되었다. 별 생각없이 오갔던 덕수궁에 우리나라 근대사의 어려웠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 같다. 조선이 쇄약해지고 왜구 침략과 서양의 물결이 파도처럼 밀려드는 시기에 겪었던 우리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 같다.

 

지난 10월 군산, 전주 여행 후 다시 만난 친구들.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과 다르게 서로 이름을 부를 수 있는 학창시절의 친구들이 왠지 더 정이 가고 가깝게 느껴진다. 이차까지 이어진 정담이 아쉬워 몇몇은 카페에서 못다한 정을 나누었다고 한다.

 

칠순에 들어선 친구들!

모두모두 건강하게 내년에도 만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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