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6일(화) - 코카서스 여행 제 5일 차

아침에 Park Hotel 창밖을 보니 저 멀리 눈 쌓인 코카서스 산맥의 모습이 보인다. 호텔 앞에 넓게 자리잡은 포도밭이 이 지역이 조지아 와인 주생산지임을 알려주는 듯 하다. 호텔 앞 숲속의 너른 공간에는 투숙객을 위한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주변을 한바퀴 산책을 하려고 문을 나서는 순간 개 두 마리가 접근한다. 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우리는 산책을 포기하고 안으로 들어왔다. 코카서스 3국은 어디를 가나 개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다. 개 천국? 개 세상?

 

아침식사를 하고 시그나기로 가는 중에 보드베 수도원으로 방문했다.

시그나기 마을에서 2km 못 미친 곳에 위치한 보드베 수도원은 는 조지아 정교회 수도원으로 본래는 9세기에 건축되었지만 17세기에 리모델링되었단다. 보드베 수도원은 4세기에 조지아의 여성 복음 전도자 성녀 니노의 유적과 성골함이 안치되어 있을 정도로 그녀와 관계가 많은데, 조지아 주요 성지 중 하나이다.

 

이곳에서 수도하는 수녀님들의 섬세한 손이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어 놓았단다. 파란 하늘 저 멀리 눈 쌓인 코카서스 산맥이 보인다.

 

언덕을 내려가 올려다 보니 수도원이 더욱 웅장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수도원을 나와 조지아에서 규모가 작은 마을 중 한 곳인 시그나기로 갔다. 시그나기는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잘 보존 된 역사유적들이 있어서 관광지로써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단다.  

 

시그나기 시청을 지나 백만송이 장미 노래의 주인공 화가 '니코 피로스마니' 박물관을 둘러보았다.

 

니코 피로스마니(1862-1918)는 조지아의 작은 마을 미르자니 지역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나이 8살에 고아가 되었다. 그 후 트빌리시로 옮겨 부유한 집안의 종으로 일하면서 미술 공부는커녕 학교 문턱도 밟아보지 못했지만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하였다. 그의 그림에는 화려함보다는 단촐하고 원초적인 내용과 그 형상들이 반영되어 있다.

​성인이 된 후 철도노동자, 잡역부, 상점 간판 그리기 등으로생계를 유지하면서도 그림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그는 어느 날 마을을 방문한 프랑스 여배우 마르가리타에게  첫눈에 반했고, 변변치 않았던 집과 그림, 심지어 자신의 피까지 팔아 엄청난 양의 장미꽃을 사서 그녀가 지내고 있던 집 앞을 가득 메웠다고 합니다.  그 꽃길을 배경으로 마르가리타에게 프로포즈하게 되고 결국 결실을 보는 듯 하였으나, 얼마 후 여배우는 마을을 떠났고 피로스마니는 삶의 의욕을 잃은 채, 극도의 빈곤과 결핍에 시달리다 5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박물관 앞에 놓인 조각상. 삶의 끈을 놓으려는 피로스마니의 지친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아닐까?

 

박물관 뒤로 돌아가니 시그나기의 멋진 풍광이 우리의 가슴을 들뜨게 한다. 마을 뒤로 코카서스 산맥이 보인다.

 

세계2차대전 메모리얼 기념 공원의 벽면에 전쟁에서 희생당한 이들의 이름이 새겨져있다.

 

과거 소련에 저항하다 숨진 19세기 조지아의 유명한 문학가이며 철학자이며 계몽가였던 솔로몬 도다슈빌리의 동상이 서있다. 

 

시그나기 성벽 마을. 시간이 부족하여 성벽을 돌아보지 못해 아쉬웠다.

 

시그나기를 알리기 위해 폐차를 활용해 조형물을 설치해 놓았다. 길거리에서 양모로 짠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

 

아직은 가동되지 않은 분수 조형물 위에 숫사슴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시그나기는 '사랑의 도시'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실제로 시그나기에서는 24시간 내내 혼인신고가 가능해 많은 커플들이 사랑의 결실을 맺기 위한 장소로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결혼신고서는 국적 상관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단다.

 

시그나기에서 2시간을 달려 다비드 가레자 수도원으로 Go!!  차창밖으로 전개되는 언덕길과 방목하는 가축들이 이국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조지아인들이 꼭 방문한다는 영적인 성지 중 하나인 '다비드 가레자 수도원'은 초원지대를 따라가다 보면 나타난다. 6세기 초 시리아에서 온 성 다비드가 이곳에 동굴을 파고 수도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가파른 언덕을 올라 다비드 가레자 수도원으로 들어간다.

 

다비드 가레자 수도원은 11-13세기 조지아의 황금시대에 800여 명의 사람들이 기거하고 19개의 수도원이 세워질 정도로 크게 번성하였다고 한다.  1265년에 몽골의 침입으로 파괴되었으며 14세기경에 게오르기 5세에 의해 복원되었단다. 1615년에 페르시아의 샤 얍바스 1세 군대가 침략하여 수도사 6,000여 명을 살해하고, 사원을 파괴하였다. 이후 수도원은 19세기 말까지 문은 열어놓은 상태였지만, 유명무실하였다. 1921년 볼셰비키 정권은 아프가니스탄과의 전쟁에 대비하여 이곳에서 군사훈련을 하여 수도원 내부 벽화들이 상당히 훼손되었다. 조지아가 독립된 후 수도원의 복원에 나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단다.

 

수도원 곳곳에 바위를 손으로 직접 파고 깎아내어 만든 동굴들이 벌집처럼 늘어서 있다. 이 동굴들은 교회, 빵집, 대장간, 축사 등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암벽을 파서 만든 사도 요한 교회.  

 

수도원에서 내려다 보이는 '무지개 떡'처럼 보이는 붉은 단층의 멋진 자연경관이 있는데, 노아의 방주가 지나간 흔적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수도원 관광 후 약 2시간을 달려 조지아의 수도 트빌리시에 도착했다.  오늘도 5시간 이상 버스를 타고 이동한 강행군의 연속이다. 호텔에서 부페식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일찍 꿈나라로 갔다.

2024년 4월 15일(월) - 코카서스 여행 4일 차

리조트에서 눈을 뜨고 창밖을 보니 부슬비가 내리고 있다. 우산을 배낭 안에 챙겨 놓고 짐을 꾸렸다.  다행히 부슬비는 점점 세력이 약해져 가고 있다. 리조트를 떠나 아르제바이잔 쉐키의 전통바자르 시장을 둘러보았다. 우리나라 60-70년대 시장의 모습과 비슷한 느낌이다. 이른 아침이라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곳도 있다. 형형색색의 과일과 채소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상인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아이 쇼핑만 하고 나왔다.

 

쉐키를 출발한 버스는 1:30을 달려 국경도시 발라칸을 향했다. 이동하는 내내 코카서스 산맥이 이어진다.

국경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캐리어를 내려 끌고 조지아로 넘어갔다. 20-30도의 오르막길을 15분 정도 끌고 올라가는 난코스. 깔아놓은 보도블럭이 파손된 것이 많아 더욱 힘들게 한다. 두 나라 사이 국경인데 오가는 이들을 위해 보도 포장이라도 제대로 해 놓았으면 좋으련만-----.

 

어렵게 국경을 넘어 조지아에 들어섰다. 버스에 짐을 싣고 약 1:30을 달려 카헤티로 향한다.

5,000년 전 와이너리 발상지 '카헤티 와이너리'에서 포도주를 겸한 점심식사를 했다. 뻘건 대낮에 무한 리필의 포도주는 그림의 떡? 저녁시간이라면 콧노래가 절로 나올텐데------.

 

카헤티는 조지아 와인을 상징한단다. 전체 조지아 와인 생산량의 60% 이상이 생산되는 최대 와인 산지이며, 조지아 와인의 맛과 양조방식의 전통을 지켜온 곳이다. 카헤티의 와인산지는 알라자니라는 강을 끼고 형성되어있어, 영양분과 수분이 풍부하며 배수가 잘되는 토양에서 포도를 수확할 수 있다. 여기에 흑해의 따스한 바람과 시리아 고원의 햇빛이 더해져 조지아 와인만의 특별한 맛을 얻을 수 있단다.

 

식사 후 와이너리를 둘러보았다. 항아리를 땅속에 묻고 와인을 숙성시킨단다.

 

또 다시 1:20을 달려 텔라비로 향했다. 텔라비는 8세기부터 도시가 형성된 곳으로 15~17세기까지 카헤티 왕국의 수도이기도 했다. 6세기 경에 지어진 텔라비 알라베르디 수도원은 높이가 55m로 2004년까지만 해도 조지아에서 가장 큰 교회였다고 한다. 이곳에 1천년 된 와이너리가 있다고 한다. 

 

수도원 내부 벽에 빛 바랜 프레스코화 일부 남아 있다. 이슬람의 침공으로 인해 파손이 됐을 것이다.

 

알라베르디 수도원은 성채처럼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담은 이슬람이 침략했을 때 쌓은 것이라고 한다.

 

수도원 안의 포도밭과 복숭아밭. 

 

수도원을 나와 도로에서바라본 알라베르디 수도원의 모습

 

텔라비에서 서쪽으로 약 10km 떨어진 곳에 인구 2,000명 남짓 되는 이칼토라는 마을의 언덕 위에 이칼토 수도원이 있다. 수도원 주위의 사이프러스 나무가 수도원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것 같다. 수도원 내부는 리모델링 중.

 

포도주를 담던 옹이 그릇이 멋진 장식품으로 다가온다.

 

수도원 안과 밖의 나무에 예쁜 봄 꽃이 피었다. 안내자에 의하면 아몬드나무 꽃이란다.

 

아제르바이잔에서 국경을 넘어 조지아로 입국한 날이다. 이번 12박 13일 여행 중 가장 많은 날을 조지아에서 보내게 된다. 조지아에서 비철 금속 사업을 하는 LKB씨가오늘부터 우리를 안내한다. 말은 느리지만 정감있는 친절한 목소리에서 이국땅의 낯선 풍광들이 마음으로 와 닿는다. 앞으로 멋진 안내 잘 부탁합니다.

 

산속의 전원 풍경이 마음을 시원하게 하는 Park Hotel에 조지아에서의 첫 여정을 풀었다.

2024년 4월 14일(일) - 코카서스 여행 3일차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아침을 맞았다. 08:30에 호텔을 출발 바쿠시내의 헤이디르 알리예프 센터를 방문했다. 이라크 출신 영국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디자인 한 이 건축물은 아제르바이잔의 예술적 기량을 기념하는 전시회, 공연, 이벤트를 개최하는 문화 허브 역할을 하는 곳으로 바쿠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포토존에서 외부 모습만 찍고 4:30을 달려 쉐키에 도착하였다.

 

장시간 이동이지만 차창밖으로 전개되는 풍경이 지루함을 달래주었다. 산악지역에서 잠시 내려 심호흡도 하고, 모스크를 방문해 잠시 쉬어가기도 했다.

 

드디어 아제르바이잔의 북서부 도시 쉐키에 있는 '칸의 여름 궁전'에 도착했다.

칸의 여름 궁전은 칸국의 무함마드 하산 칸(재위 1783~1795)에 의해 1790년경에 지어진 처마가 달린 목조 지붕의 2층 건물이다.  궁전이라 하기에는 규모가 작으나 건물 정면 외벽의 상당 부분이 못이나 접착제 없이 조립된 나무 격자 구조에 놓인 채색 모자이크 타일로 장식되어 있다. 모자이크 타일은 검은색, 황토색, 하늘색의 기하학적 문양과 꽃 그림으로 되어 있어 매우 화려해 보인다. 궁전 앞의 커다란 플라타너스가 인상적이었다.

 

옹이를 구워 주변을 장식한 것이 특이하다.

 

칸의 여름 궁전은 건물 외부 못지않게 내부도 화려하나 사진 촬영 금지. 할 수 없이 인터넷에서 사진 몇장을 빌려왔다.

 

지금은 코카서스 알바니아 왕국의 역사를 전시해놓은 박물관으로 이용하고 있는 알바니안 교회 건물

 

성곽을 빠져나와 쉐키 마을로 이동했다.

 

쉐키는 동서양을 잇는 실크로드의 주요한 교차로였고, 실크로드 교역을 하던 대상(카라반)들이 머물던 숙소 카라반 사라이는 지금은 호텔로 사용되고 있단다. 지역 영주들은 낙타가 하루에 걸을 수 있는 거리인 20~30km마다 대상을 상대로 한 숙소를 만들어 숙식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대상들을 자신의 지역으로 통과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쉐키 마을을 한바퀴 돌아보았다.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마을 모습이 고즈넉하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상가가 줄지어 있다. 카페에서 음료수 한잔을 하며 휴식을 취했다.

 

숲속에 있는 EL Resort에서 여행 3일차 밤을 맞았다.

오늘은 차를 타고 장시간 이동을 한 날. 내일 육로를 이용해 조지아로 넘어가기위한  여행 일정인 것 같다. 좀 지루하기는 했으나 이국땅의 풍경을 눈에 담는 것도 여행의 한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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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3일(토) -코카서스 여행 2일 차

비행기 환승지인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Simma Hotel에서 아침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바삐 나서, 타슈켄트 공항으로 이동하여 07:35 비행기를 타고 약 3시간만에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 도착했다.  (현지 시각 09:30)

오늘부터 본격적인 코카서스 3국 여행이 시작된다.

 

바쿠 도착 후 차창 너머로 보이는 아제르바이잔의 풍경을 즐기며 1:20을 달려 고부스탄에 도착했다. 고부스탄은 바쿠의 남서쪽에 위치한 '돌의 땅'이라는 뜻을 가진 작은 마을이다.

선사시대 장신구 등이 전시된 '고부스탄 박물관'에는 라마다 기간을 끝낸 학생들이 단체로 수학여행을 즐기고 있다.

 

박물관을 돌아본 후 버스를 타고 암각화가 있는 고부스탄 암각화 문화 경관으로 향했다.

 

고부스탄 주립 보호구에는 선사시대에 새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약 6200여 점의 암각화가 있다. 건장한 남성들이 사냥을 하는 모습이나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여성들의 모습이 새겨진 암각화는 당시의 생활 모습과 사회상을 짐작하게 한다. 고부스탄 암각화는 200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세계 최고의 선사시대 유적이라고 볼 수 있단다.

 

봄을 맞은 야생화가 오가는 이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바쿠로 귀환하여 점심식사를 하고 분수광장을 중심으로 구시가지 주변을 자유롭게 둘러보았다.

 

 니자미 문학 박물관.  이슬람식 문양과 디자인을 사용한 건물로 전면 2층에는 유명 문인 6명의 동상이 있다. 

 

12세기에 건설되었다는 성곽을 따라 쉬르반샤 궁으로 올라가는 길.  성벽 맞은 편에 중세시대의 건물들이 늘어서 있다. 현재의 성벽은 바다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하지만 중세에는 카스피 해가 바로 아래까지 찰랑거렸다고 한다.

 

쉬르반샤 궁 입구 뒤로 모스크와 플레임 타워(Flame Towers)가 보인다.

 

14-15세기에 지어아제르바이잔 건축의 진주로 불리는 르반샤 궁전을 둘러보았다.

 

바쿠 구시가지의 모습을 미니어처 형태로 재현해 놓았다. 뒤로 1993년부터 2003년까지 아제르바이잔공화국 제3대 대통령을 지낸 헤이다르 알리예프’의 초상화가 보인다.

 

 

바쿠의 구시가지 성곽인 이췌리쉐헤르는 아제르바이잔 중세 도시 중 하나로 미로같이 연결되어 있는 좁은 길과 밀집되어 있는 건물, 작은 정원 등이 중세 도시의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다

 

옛날 실크로드를 오가던 대상들이 묵었다는 카라반사라이'는 레스토랑으로 탈바꿈하였다. 

 

구 시가지답게 골동품과 카펫를 판매하는 곳도 종종 눈에 띄고, 곳곳에 옛 문화유적이 자리하고 있다. 

 

바쿠의 상징 중 하나인  메이든 타워는 12세기경의 건축물로 외관이 특이한 요새로 손꼽힌다. 원통 모양과 사각형 모양으로 형상된 이 탑의 높이는 대략 29.5m, 지름은 16.5m 정도란다

바쿠 왕의 딸 메이든이 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이곳에 감금당하자 탑 꼭대기에서 뛰어내려 삶을 마감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구시가지를 나와 버스를 타고 카스피해 연안의 불바르 공원으로 향했다. 카스피해 쪽으로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고 안쪽으로는 녹색의 숲이 조성되어 있다.  공원을 만들 당시 수입한 바오밥 나무도 보인다. 카스피해 주변에 현대식 건물들이 줄지어 있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 바쿠의 야경을 즐겼다. 제일 먼저 찾은 블바르 파크 언덕 위에 자리한 추모공원의 추모탑에는 꺼지지 않는 불이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있다. 1990년 1월 20일 독립운동 당시 소련의 진압군에의 해 사망한 140명의 영혼을 추모하기 위해 조성되었다고 한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 본 바크 시내의 야경

 

바쿠를 상징하는 건축물 플레임 타워에 LED 조명 쇼가  펼쳐지고 있다. 블바르 파크 수변공원에서 바라보는 플레임 타워의 쇼가 바쿠의 밤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바쿠의 야경을 즐긴 후 불바르파크 수변의 카페에서 차 한잔을 하며 오늘 하루를 마쳤다. 밤 늦도록 이곳저곳 오가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멋진 야경이 나그네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주는 듯 하다.

 

 카스피해와 흑해 사이의 산악지역으로 아름다운 자연과 오랜 역사·문화를 자랑하는 코카서스 3국(아제르바이잔, 조지아, 아르메니아)에서의 첫날 여행이 끝났다. 코카서스에서의 멋진 여행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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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2일(금)

아내와 함께 4월 12-24일 12박 13일로 코카서스  3국(아제르바이잔, 조지아, 아르메니아)을 다녀왔다.  아침 5:00에 집을 나서 06:40 경에 인솔자와 미팅을 했다. 코카서스로 가는 직항이 없어 우즈베키스탄 항공을 이용하다보니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하루를 머물게 되었다.  오후 채 반나절도 안되는 시간에 타슈켄트의 모습을 잠시 둘러보았다.

타슈켄트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로 '돌의 도시'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소비에트 연합 시절에는 중앙아시아의 중심지로 소련의 5대 도시 중 하나였으며,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제일 먼저 지하철이 개통된 곳이기도 하다. 주요 관광지로는 미노르 모스크, 브로드웨이 거리, 독립광장 등이 있다.

 

제일 먼저 방문한 미노르 모스크는 2014년에 문을 연 모스크로 24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하얀 대리석과 터키석 색의 돔으로 장식된 이 모스크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돋보이는 랜드마크 중 하나란다. 

 

정문을 들어서니 붉은 빛의 기둥들이 사원을 받치고 있는 느낌이다. 이 기둥들은 플라타너스 나무로 만들어졌단다.

여성 출입이 가능한 모스크. 그러나 남, 여 출입구가 다르고, 공간을 분리하는 칸막이가 있다.

 

햇빛 방향 때문에 모스크 뒷면의 모습이 더 화려하게 보인다. 미노르 모스크 뒤로 하즈라티 이맘광장이 펼쳐진다.

 

하즈라티 이맘광장 맨 뒷편에 '바라크한'이란 마드레사 안으로 들어가니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자리잡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전통시장 초르스 바자르. 둥근 지붕이 모스크와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거대한 돔 아래에 펼쳐진 시장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이곳에서는 신선한 제철과일을 맛볼 수 있고,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시장 안의 모습은 실내체육관 행사장 같은 느낌. 1층에는 정육, 유가공품 등을 판매하고, 2층은 주로 견과류를 판매하고 있다.

 

건물밖에서는 신선한 과일, 채소 등을 판매하고 있다.

 

시장 한편에서는 우주베키스탄의 주식인 '리뽀슈카' 를 화덕에서 구워내고 있다.

 

타슈켄트의 번화가 브로드웨이 거리의 활기찬 모습

 

골동품, 무명 화가들의 그림, 기념품을 파는 노점상. 초상화를 그려주는 화가들이 이곳저곳에 보인다.

 

길가의 여유 공간에 설치되어 있는 탁구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 같다. 우천시 관리가 쉽지 않을텐데-----

 

브로드웨이를 빠져나오니 아미르 테무르 광장이 나타난다. 광장의 중심에 티무르 제국을 세운 테무르의 동상이 서있다.

테무르 (1336-1405)는 투르코, 몽골의 정복자로, 오늘날의 아프가니스탄, 이란, 중앙아시아와 그 주변에 티무르제국을 건설하였다. 

 

 

비행기 환승 관계로 잠시 스쳐가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반나절 동안 수박 겉핥기식으로 타슈켄트를 돌아보았다. 아쉬움이 남지만 이번 여행의 목적지인 코카서스 3국을 가기 위한 과정의 하나이다. 내일 아침 일찍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로 날아가면서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될 것이다.

 

아내와의 12박 13일의 여행이 무사히 잘 끝나기를 기대해본다.

 

비행기 안에서 내려다본 눈 덮힌 코카서스 산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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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8일(월) - 서해랑길 26차 여행 제 3일 차

선운사 호텔에서 준비해 온 재료로 아침식사를 하고 짐을 챙겨 출발!

오늘은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 서해랑길 43코스를 답사하고 서울로 돌아가는 날이다.

 

선운사 버스 정류장에서 서해랑길 43코스를 순방향으로 출발한다. 선운사 입구의 봄꽃과 돌기둥이 우리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선운사로 좌우에 고창 풍천장어집이 늘어서 있다.

 

주진천을 가로지르는 연기교를 넘어 연기제로 향한다.

 

백제시대 세워진 연기사가 있었던 절터가 수몰되면서 연기제(저수지)가 만들어졌다.

 

연기제 수변의 임도를 따라간다. 임도 좌우에 동백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다. 세월이 흐르면 멋진 동백나무길이 생길 것이다.

 

소요산으로 올라가는 꽃무릇 데크

 

삼거리 지점에서 서해랑길은 소요산 오솔길로 들어선다.

 

소요산 자락을 빠져나온 서해랑길은 질마재길로 들어선다.

 

산을 벗어나니 눈 앞에 선운제 저수지가 펼쳐진다. 

 

미당 시문학마을로 들어선 서해랑길을 따라가니 미당 서정주의 생가가 나타난다.

 

미당은 1915년 이곳에서 태어났다. 2001년에 옛모습으로 복원된 생가에는 서정주 시인의 아름다운 시가 기록되어 있다.

 

마을을 벗어난 서해랑길은 농경지로 들어선다.

 

바닷가로 이어진 서해랑길은 자전거 도로와 함께 간다. 바닷가 쪽으로 새우 양식장이 줄지어 있다.

 

반월마을을 지나니 농로가 나오고 또 바닷가로 이어진다. 바닷가에는 또 많은 새우 양식장이 자리하고 있다.

 

성포마을을 지나 다시 또 바다로 나아가는 서해랑길. 또 다시 이어지는 새우 양식장

 

갈곡천 수문위를 지나 사포마을로 향한다.

 

사포마을의 만정 김소희 생가

국악계의 사표이며 국창으로 불리운 만정 김소희는 1917년에 이곳에서 태어났다. 인간문화재이었던 국창 김소희는 도제교육으로 많은 제자를 길러냈으며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를 설립 운영하여 국악 전문교육의 초석을 마련하였고, 해외공연을 통하여 우리 전통 음악의 진면목을 세계에 떨치기도 하였다.

 

서해랑길 43코스 종점인 사포버스정류장에서 이번 여행을 마친다.

 

지난 금요일 서산에서 처가집 모임을 하고 내려와 2박 3일의 서해랑길 여행을 했다.

때마침 벚꽃을 비롯한 봄꽃들의 향연에 함께 하는 행운을 얻었다. 신록과 함께 봄꽃을 마냥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사포버스정류장에서 서울로 출발!

2박 3일간 큰 탈 없이 여행을 마칠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2024년 4월 7일(일) - 서해랑길 26차 여행 제 2일 차

선운사관광호텔에서 아침을 맞았다. 창문 밖으로 파란 하늘 아래 만개한 벚꽃이 보이는 상쾌한 아침이다. 황태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선운사 버스정류장에서 09:20에 143번 버스를 타고 심원 행정복지센터로 향했다.

이곳에서 서해랑길 42코스를 순방향으로 시작한다. 선운산을 넘어 선운사까지 가는 별 다섯개의 고난도 11.6km. 

날씨가 좋아 가벼운 발걸음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Go!!!!!

 

심원초등학교를 지나 화산 마을 방향으로 우회전, 둑방길을 따라간다. 봄을 맞은 복숭아꽃, 유채꽃, 벚꽃이 활짝 피어있다.

 

화산교를 지나 화산마을로 들어서는 길에는 좌우로 벚꽃이 만발하다. 오늘도 어제에 이어 벚꽃 축제장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길 옆 비닐터널 안에는 이름 모를 야채가 제법 크게 자라고 있다.

 

하산마을회관 앞을 지나 봄꽃을 따라간다.  길가의 펜션에 가족단위의 상춘객들이 봄을 즐기고 있다.

 

붉은색 황토와 돌담이 어우러진 산촌의 한적한 길에도 봄의 숨소리가 들린다.  300여년의 수령을 지닌 느티나무가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곳부터 포장길을 벗어나 선운산 산자락으로 들어선다.

 

오름길의 연속이다. 온몸에서 열이 나고 숨이 가빠진다. 겉옷을 벗어 배낭에 넣고 또 산을 오른다.

 

드디어 개이빨산(견치산. 해발 346.6m) 정상 도착.  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흔적을 남겨 놓고 떠나갔다. 

 

견치산(개이빨산)을 뒤로하고 내리막길로 들어선다.  산길의 조그만 돌 하나가 지친 나그네의 쉼터가 되었다. 간식과 음료수로 재충전을 하고 앞으로 나아간다. 어쩌다 보이는 멋진 전경이 나름대로 기운을 북돋워준다.

 

산속의 쉼터 주변에도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대나무 터널길

 

산속에 고인돌이 모여있다. 아주 먼 옛날에 이곳에 우리 조상님들이 살고 있었다니?

 

소리재 능선을 따라 낙조대 방향으로 나아간다.

 

바위 위에 올라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호기를 부려본다. 바위 위에서 바라본 선운산의 멋진 모습을 보며 심호흡을 해본다.

그러나 곧 험한 바위길을 두손과 발로 기어 내려온다. 점차 하산길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한다.

 

바위 위에 앉아 준비해 온 빵과 커피로 점심을 대신했다. 서해랑길 42코스는 낙조대 쪽으로 향하지만 방향을 틀어 용문굴로 내려왔다.

 

선운사 창건 설화에 의하면 백제 위덕왕 24년(577년) 검단선사가 선운산에 절을 세우려 왔는데, 선운사 자리 연못에 용 한 마리가 살고 있어 용을 쫓아냈다. 용은 급히 도망치다가 바위에 부딪혀 굴이 만들어졌는데 그것이 용문굴이란다.

 

용문굴을 빠져나오니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오늘 모처럼 등산을 한 탓인지 몸이 내맘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여 주지를 않는다.  안전사고를 대비해 조심조심 천천히 slow slow-------.  

 

힘은 들었지만 안전하게 가파른 길을 내려왔다. 절로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커다란 바위벽에 새겨진 선운사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은 높이가 15.7m, 무릎 너비는 8.5m이며 연꽃무늬를 새긴 받침돌에 앉아 있는 모습이다. 고려시대 것으로 추정된다. 마애여래좌상 오른쪽에 나한전이 자리하고 있다.

 

나한전을 지나 도솔암에 다다른다. 봄을 맞은 도솔암에 많은 이들이 오가고 있다. 

 

신라 제24대 진흥왕은 어린 시절부터 불교에 뜻을 두었다가 말년, 왕위를 물려주고 선운사로 와서 승려가 되었는데, 진흥왕이 맨 먼저 찾아온 곳은 지금 선운산의 사자암 앞에 있는 석굴로서 좌변굴이라 불리는 곳이었다. 후세에 이 굴의 명칭을 진흥굴이라 고친 것은 진흥왕이 친히 거처하며 수도하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진흥왕은 승려가 된 후 이름을 법운자라 칭하고 사랑하는 공주 중애를 위하여 중애암, 왕비의 별호인 도솔의 이름을 따서 도솔암을 건립하고 이곳에서 일생을 마쳤다고 한다. 진흥굴 바로 앞에는 삼인리의 장사송이 있다. 나무의 나이는 약 600살 정도로 추정되며, 나무 높이는 23m이다. 고창 사람들은 이 나무를 '장사송' 또는, '진흥송'이라고 하는데, 장사송은 이 지역의 옛 이름이 장사현이었던 것에서 유래한 것이며, 진흥송은 옛날 진흥왕이 수도했다는 진흥굴 앞에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나무의 모양이 아름답고 생육상태가 양호하며 보기 드물게 오래된 소나무로서 보존가치가 인정되어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다움 백과에서)

 

길가의 봄 야생화 현호색

 

도솔천을 따라 내려 온는 서해랑길

 

선운사 템플스테이 앞 도솔천에 단풍나무가 꽃을 피웠다.

 

불교체험관 주변에 녹차밭이 조성되어 있다.

 

선운사 경내에서는 동백축제가 열리고 있다.  초청가수의 노래소리가 산사를 가득 메우고 있다.

 

5월 15일 '부처님 오신 날' 을 밝힐 연등이 주변을 장식하고 있다.

 

선운사 부도전

 

꽃무릇 카페에서 아이스 커피 한 잔을 음미하며 벚꽃을 즐겨본다.

 

드디어 종착점에 도착. 긴 시간 산행을 하며 서해랑길 42코스 11.6km 완주.

중간에 힘들어 헤매기도 했지만, 무사히 도착했으니 감사해야지.

 

오늘 벚꽃을 비롯한 갖가지 봄꽃과 신록이 마음을 즐겁게 한 하루였다. 봄이 왔음을 온 몸으로 느낀 하루였다.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봄의 모습이 절로 콧노래를 부르게 했던 하루였다.

 

호텔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 후 주변 식당에서 풍천장어정식으로 몸보신을 했다.

2024년 4월 6일

서해랑길 26차 여행 중에 선운사호텔에 여장을 풀고 근처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한 후 벚꽃에 이끌려 걷다보니 선운사 경내를 돌아보게 되었다.

 

이런 멋진 모습의 벚나무가 나를 유혹하는데 어찌 따라가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선운사로 올라가는 중 도솔천 건너편에 있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송악.

송악은 두릅나뭇과에 속하는 덩굴식물이다. '고창 삼인리 송악'은 높이가 15m, 줄기 둘레가 0.8m로 수백년의 수령을 지닌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송악으로 알려져 있다.

 

선운사로 올라가는 길에는 벚꽃이 활짝 피어있다.

 

이곳은 벌써 새싹이 돋아 도솔천 주변을 연녹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도솔천 하상에 있는 바위, 자갈이 검게 보이는 것은 도토리나무, 상수리나무, 참나무과의 낙엽 등에 함유된  '타닌' 성분 때문이란다. 수질이 오염된 것이 아니란다.

 

서서히 땅거미가 내리는 선운사 일주문을 지난다. 내일(4월 7일) 열리는 선운사 동백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

 

연등이 반영된 도솔천의 모습

 

선운사 천왕문 입구의 연등에 불이 밝혀졌다.

선운사는 고창군 아산면 도솔산(지금의 선운산)에 있는 삼국시대 백제의 승려 검단이 창건한 것으로 전해오는 사찰이다. 경내는 5월 15일 '부처님 오신 날' 을 밝힐 연등이 벌써 준비되고 있다.

 

선운사 뒷편에 자리한 '선운사 동백나무 숲'은 조선 성종 때에 행호 선사가 산불에서 사찰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하였다고 한다.  약 3,000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대웅전 뒤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선운사를 돌아보고 내려오는 길에는 가로등이 길을 밝히고 있다.

 

이번 서해랑길 여행을 계획하며 숙소로 선운사관광호텔을 예약했다.

우연찮게도 이곳에 오니 벚꽃이 만개하였다. 벚꽃 나들이를 선운사에서 하리라고는 생각치 못했는데-----

덕분에 어둠이 깔리는 산사를 돌아보는 여유도 즐길 수 있었다. 산사에 울려퍼지는 범종의 여운이 가슴에 와 살포시 내려 앉는다.

카톨릭 신자인 내가 범종 소리의 여운에 젖어드는데, 불자들에게는 영원한 내세로 인도하는 부처님의 음성으로 들릴지도 모르겠다. 

 

오늘 이곳 선운사에서 벚꽃과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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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6일(토) -  서해랑길 26차 여행 제1일 차

어제 저녁  서산시 음암면의 처제네 집에서 처가집 식구들의 모임이 있었다. 모처럼 만난 네 쌍의 처제, 동서들과 밤 늦게까지 정담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오늘 다같이 서산 주변의 관광지를 둘러보기로 했으나, 아내와 나는 서해랑길 답사를 하기로 했다.

 

서해안고속도로변의 만개한 벚꽃이 멀리서 달려온 우리들을 환영하듯 활짝 웃는다. 서산에서 약 2시간을 달려 도착한 전북 부안군 곰소항.  미세먼지 때문인가? 하늘이 온통 뿌옇게 흐리다. 곰소항 수산물종합시장 뒤편 바닷가에서 서해랑길 44코스를 역방향으로 시작한다.

 

전라도엔 벌써 봄이 무르익고 있는 느낌이다. 들판의 유채화가 세상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고, 도로변의 화단에는 민들레와 꽃잔디가 활짝 피어있다.

 

코스를 잠시 벗어나 범섬공원의 벚나무를 만났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부안군 곰소에서 벚꽃을 즐길거라고는 예상을 하지 못했는데, 이곳에서 뜻밖의 벚꽃 축제(?)를 즐긴다.

 

다시 해안가로 내려와 서해랑길을 따라간다.  봄을 맞아 활짝 핀 복사꽃 뒤로 새우 양식장이 보인다.

 

오후 1시가 좀 넘은 시간.  곰소의 유명한 슬지제빵소엔 많은 이들이 자리하고 있다. 슬지제빵소를 끼고 우측으로 돌아간 서해랑길은 구진마을을 지나 농로로 들어선다.

 

넓은 보리밭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다.

 

신활교로 올라온 서해랑길은 이차선도로 옆 자전거 도로를 따라간다. 부안의 줄포만 주변에 새우양식장이 이어져 나타난다. 아마도 예전의 염전지역이 새우양식장으로 탈바꿈하지 않았을까?

 

끝없이 펼쳐진 비닐터널 안에는 무엇이 자라고 있을까?

 

부안군 환경사업소 입구에는 쓰레기 소각장과 매립장 건설을 반대하는 후촌주민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부안 줄포만 갯벌 습지보호구역 앞에 이곳이 부안 땅임을 알리는 등대 모형의 조형물이 앙증맞게 서 있다.

 

방파제 길(생태공원로)을 따라가니 바다쪽으로는 갯벌생태공원이 왼쪽으로는 부안 줄포만 노을빛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줄포자연생태공원은 저지대 침수에 대비하기 위해 제방을 쌓은 것이 시민의 쉼터로 자리잡은 경우로 제방을 쌓은 후 갈대와 띠풀 등이 무성해지고, 담수습지가 형성되면서 자연스레 생태늪지로 발전했다고 한다. 

 

도로변 밭을 일구어 놓은 모습. 이정도면 황토가 아니라 적토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땅색이 유난히도 붉다.

도로를 벗어난 서해랑길은 농로를 따라 이어진다.

 

이 지역에는 양파를 식재한 밭이 끝없이 펼쳐지고 있다.

 

밭 한가운데를 차지한 태양광발전시설.  땅주인 입장에선 생산성이 더 높을 지 모르겠지만 지나가는 나그네 눈에는 뭔가 낯설게 느껴진다.

 

대규모 우사 시설이 줄지어 있다. 근래에 새로 신축하는 우사도 있는 것 같다.

 

농경지를 지나 바닷가로 나오면 나타나는 새우양식장. 또 가다 보면 마을이 반복되는 것 같다. 어촌의 특성이 잘 살아있는 곳이다.

 

후포마을을 지나  사포버스정류장에서 서해랑길 44코스를 마감한다.

 

서해랑길 안내판 뒤로 '무명 의병 충의 위령탑'이 세워져 있다.  정유재란 때 왜군과 맞서 싸운 이들의 혼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고 한다.

 

후포마을 입구에서 고창군 선운사로 Go!!

선운사관광호텔에 여장을 풀고 저녁식사를 한 후 선운사 경내를 둘러보았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선운사의 아름다운 모습은 따로 정리를 해 보았다.

 

서해랑길 26차 여행이 무사히 잘 끝나기를 기도드린다.

2024년 3월 27일(수)

2박 3일 여행의 마지막 날. 눈을 뜨고 창밖을 보니 안개가 자욱해 앞산도 보이지 않는다. 다행히 식사를 하고 출발준비를 하는 동안 안개가 걷혀 시야가 확보되었다. 소노벨 청송에서 안동 하회마을로 Go!!!

안동하회마을을 다녀온지 10여년이 된 것 같다. 마을 입구가 관광지로 잘 꾸며져 옛모습과는 많이 다르게 느껴졌다.

안동 하회마을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유교문화가 살아 숨쉬고 있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가장 한국적이며 독창적인 문화를 간직한 씨족마을이다.  2010년 유네스코에서  하회마을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였다.

 

화천(낙동강)이 하회마을을 감싸고 돌아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강변에 벚나무가 길게 늘어서 있다. 벚꽃이 핀 멋진 모습을 상상해 본다. 둑방길에서 바라본 하회마을이 참 평화로워 보인다.

 

낙동강 건너의 부용대 절벽에서 하회마을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는데-----.  깎아지른 절벽과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한폭의 그림을 이루고 있다.

 

마을 서북쪽의 화천 백사장에 만송정(萬松亭)이라고 불리는 1만 그루의 소나무 방풍림이  조성되어 있다. 이 솔숲은 류운룡 선생이 젊은 시절에 조성한 것으로 풍수지리적으로 마을 서쪽의 지기(地氣)가 약해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심은 비보림 (裨補林) 이다.

 

고즈넉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안동 하회마을에는 관광객을 위한 민박과 특산품 판매소도 자리하고 있다.

 

400년 수령의 소나무가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방문 기념 전시관.   1999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여왕의 73세 생일날인 4월 21일 하회마을을 방문한 엘리자베스 여왕은 담연재에서 안동소주 명인인 조옥화 여사가 차린 성대한 한국전통 생일상을 대접받고 축배를 드는 등 한국의 전통 환대를 경험하였다.

 

1576년 류성룡이 낙향해 지은 원지성사가 매화꽃으로 둘러싸여 있다.

 

하회마을길에서 개나리와 진달래가 우리를 맞는다.

 

집의 규모가 웅장하고 대갓집의 격식을 완벽하게 갖춘 전형적인 사대부 가옥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화경당 고택

 

초가와 기와집과 토담이 어우러진 마을길에 목련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염행당은 류성룡의 9대손인 류치목이 1797년에 지은 집이다.

 

초가집도 이 정도 규모이면 꽤나 높은 벼슬아치가 산 집이 아닐까?

 

마을 입구의 연못에 수양버들이 새싹을 피우고 있다. 여름철 연꽃이 만발하면 멋진 산책길이 될 것 같다.

 

하회마을을 나와 관광단지로 나오니 하회세계탈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 탈 250여 점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나라의 탈 250여 점을 소장,  전시하고 있다.

 

하회장터에서 안동의 대표 음식인 안동찜닭과 간고등어구이로 점심식사를 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처제네와의 2박 3일 여행이 끝났다. 즐겁고 정다운 여행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른 곳에서 더 멋진 여행을 함께 하기로 하고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다음 만날 때까지 우리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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